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부터 입국하는 미국인에게 160∼190달러의 비자 인지대를 내도록 하는 규정을 관보에 게재했다. 이 비용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비자를 발급받을 때 내는 돈과 비슷한 액수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사태 때 40여 명이 사망한 것을 놓고, 미국 정부가 인권 침해라며 비난하면서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관리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비자 발급을 제한한 것에 대한 보복의 차원이다.
앞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보는 또 마두로 대통령이 ‘테러리스트’로 지목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딕 체니 전 부통령, 차기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잠룡’으로 불리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을 입국 금지 대상자로 적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스파이 행위를 한 미국인을 체포했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날엔 자국 주재 미국 외교관 100명 중 17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보름 안에 출국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미국에 주재하는 베네수엘라 외교관 17명과 숫자를 맞춘 것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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