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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웃기는 자장면'
입력2004-11-28 16:37:14
수정
2004.11.28 16:37:14
이정배 부동산부 차장
속된 표현으로 ‘웃기는 자장면’이라는 말이 있다. 행동이 상식을 벗어나고 한심할 때 쓰는 말이다.
요즘 정부와 여당이 하는 것을 보면 이 속어가 딱 어울린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위헌판정을 받은 후 정부 여당의 후속조치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국무총리까지 나서 오는 12월 중순께 대통령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권 주민을 포함한 수도권 주민들도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지 높은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김한길 행정수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후속대책에 대한 연내 발표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또 연기금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대한 정부부처의 갈등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재정경제부가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이른바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연기금을 SOC에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런데 갑자기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안정성을 이유로 반기를 들었다. 국민들은 머리가 아플 뿐이다. 재경부가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독불장군 식으로 밀어부친 것인지, 아니면 보건복지부가 논의과정에서 참여를 하고 딴청을 피우고 있는지 국민들은 헷갈리기만 한다.
특목고 문제도 마찬가지다. 건설교통부는 서울 강남권의 집값 급등을 잡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특목고 설립이라는 카드를 제시했다. 강남권으로 몰리는 교육수요를 특목고를 통해 분산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래서 판교 신도시와 강북 뉴타운 개발에도 특목고 설립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가 찬물을 끼얹었다. 교육부는 고교교육 정상화를 이유로 특목고에 대해 설립목적 이외의 별도 학과과정 개설을 금지하고 수능 위주의 ‘대입 전략 과목’을 편법 운영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했다. 또 대학의 동일계열 이외의 학과를 응시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
사실 특목고에 입학하려는 것은 의예과나 법학과 등 다른 유망계열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다. 교육부의 이 같은 방침은 강남권의 교육수요를 분산시키기 어렵다. 결국 건교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든 특목고 설립 카드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게 됐다. 건교부와 교육부가 특목고 설립을 둘러싸고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인지, 교육부가 고교등급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특목고에 대한 규제책을 마련한 것인지 의아할 뿐이다. 정부와 여당이 철저한 협의과정을 통한 정책을 제시해 ‘웃기는 자장면’이라는 비아냥이 더이상 나오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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