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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으로 돌아간' 미국 퍼거슨에 비상사태 선포

작년 사망한 흑인 브라운 친구, 경찰 총에 맞아 상태 위중

백인 경관의 총격에 목숨을 잃은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사망 1주기를 맞아 시위가 격화한 미국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미국 언론은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행정 책임자인 스티브 스텡어가 10일(현지시간) 폭력 사태가 발생한 퍼거슨 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운의 사망 1주기인 9일 전국에서 모여든 시위대는 흑백 차별과 경찰 시스템 개혁 등을 촉구하며 평화 시위를 벌이다 늦은 밤부터 곳곳에서 총성이 울리면서 경찰과 극한 대치를 벌였다. 스텡어 최고책임자는 “어젯밤에 일어난 퍼거슨의 폭력과 불안을 비춰볼 때 잠재적인 위해 요소로부터 주민과 주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카운티 행정 최고 책임자로서 비상사태 선포의 권한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의 폭력은 지난해 퍼거슨 사태를 겪은 뒤 피곤함도 잊고 새롭게 도시를 세우려던 지역 공동체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퍼거슨 시 치안에 나선 존 벨머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서장은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즉각 퍼거슨시 통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시위대와 경찰의 극한 대치 와중에 누가 발포했는지도 모르는 총성이 곳곳에서 들리면서 시위 현장은 다시 1년 전으로 돌아갔다.

벨머 서장은 10일 오전 3시 30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위대가 대치하던 경찰에 돌과 물병 등을 던지던 무렵 상가 주변에서 총성이 들렸다”면서 “최소 서로 다른 6명이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포 용의자가 길을 건너 경광등을 켠 경찰차에 있던 사복 경찰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고, 응사에 나선 경찰 4명이 추적에 나서 막다른 골목에서 용의자를 총으로 쏴 검거했다”고 덧붙였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 용의자의 상태는 현재 위중하고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에 맞고 쓰러진 용의자는 타이런 해리스 주니어로 지난해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무차별 총격에 사망한 브라운과 가까운 친구로 밝혀졌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찰은 무장 범죄와 경찰을 상대로 한 1급 폭행 등 10개의 혐의를 해리스에게 적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해리스가 사복 경찰을 겨냥해 총을 쐈다던 경찰의 주장과 달리 그의 부친인 해리스 시니어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부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해리스 시니어는 아들과 함께 있었다던 두 소녀를 데리고 나와 “서로 다른 두 그룹의 싸움에 끼어든 아들이 총성이 울린 뒤 살려고 길을 건너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러 간 것”이라며 비무장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아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총을 쏘며 해리스 추적에 나선 경찰 4명은 현재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벨머 서장은 이날 밤새 곳곳에서 터진 총격 사건으로 경찰 3명을 포함해 6명이 다쳤다면서 폭력 시위자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브라운이 쓰러진 자리에 마련된 추모기념물 부근에서도 길을 걷던 두 청년이 차량에서 총을 쏜 이들에게서 가슴과 어깨에 총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인권 단체는 시위 현장에 사복 경찰을 배치해 정체를 쉽게 알아볼 수 없도록 한 경찰의 처사에 크게 분노했다. 이에 대해 벨머 서장은 “화기를 소지한 이들은 범죄자이지 시위자가 아니다”라면서 엄벌에 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은 “경찰을 포함해 퍼거슨 지역 공동체를 겨냥한 폭력을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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