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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 일대 땅은 3년 전만 해도 3.3㎡당 10만원 이하에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가격이 30만~40만원대로 뛰었다.
제주도 토지시장이 뜨겁다. 부동산투자이민제 도입과 중국 관광객 증가,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 등으로 호황을 누리면서 내외국인 가릴 것 없이 제주 토지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 토지거래량은 4만1,997필지, 6,960만㎡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1년의 3만6,613필지, 5,333만6,000㎡와 비교하면 필지 수로는 14.1%, 면적은 30.5%나 급증한 것이다.
외국인의 땅 매입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980만8,400㎡였던 외국인의 제주도 내 토지 보유면적은 9월 말 현재 1,028만6,613㎡를 기록, 처음으로 1,000만㎡를 넘어섰다.
토지경매시장 역시 뜨겁다. 경매정보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제주도 토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4.2%로 전국 평균(60.0%)과 비교하면 34.2%포인트나 높다. 특히 제주 토지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월 100.4%를 기록한 후 4개월 연속 100%를 넘고 있다. 낙찰자들이 감정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 땅을 구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낙찰가율이 4개월 연속 100%를 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제주 지역 토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며 "각종 경매 사이트에서 신건이 올라오면 제주 토지 조회 수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수요가 몰리면서 땅값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제주시 봉개동 E공인 관계자는 "경관이 좋은 해안도로 땅은 3.3㎡당 100만~200만원이 넘을 정도"라며 "일부 관광명소 일대 토지는 시세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르는 게 값"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제주 토지의 인기가 부동산투자이민제 도입, 관광객 증가, 제주영어교육도시 등으로 제주 토지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주도 토지시장의 때아닌 활황에는 부동산투자이민제에 따른 중국인 큰손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투자이민제는 2010년 도입된 제도로 개발사업지구 안에서 50만달러 또는 5억원 이상의 콘도ㆍ별장 등 휴양체류시설을 매입한 외국인에게 국내 거주자격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인 보유 토지면적은 올 3ㆍ4분기 245만5,422㎡로 2010년 말(3만9,723㎡) 이후 50배 이상 늘어났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숙박시설 가치 상승도 개발회사들의 토지 구입 의사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제주 지역을 찾은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하면서 500만명을 돌파해 숙박시설 공급량이 부족해지자 숙박시설 조성 및 분양에 관심을 두는 사업자가 늘어난 것이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제주도심 내 상업지역 및 업무지구에서 오피스텔이나 호텔 사업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꾸준하다"며 "도심 이외에도 전망이 좋은 토지를 매입해 펜션이나 리조트 사업을 하려는 수요도 높다"고 말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에 따른 신규 거주수요 유입도 제주 토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현재 한국공립국제학교(KIS)제주, 캐나다 브랭크섬홀아시아(BHA), 영국 노스런던칼리지에이트스쿨(NLCS)제주 등 국제학교들이 있고 KIS하이스쿨ㆍ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등 4개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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