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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호전" 자신감 넘치는 美·日·유럽 중앙銀 총재들
입력2004-09-17 17:06:33
수정
2004.09.17 17:06:33
악재불구 성장세 견실 지표상 반박도 어려워…일부 "낙관론 경계할때"
최근 미국, 유럽, 일본 중앙은행 총재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단어를 선택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그래서 중앙은행 총재의 말을 정확히 분석하려면 마치 미분 문제라도 풀 듯 단어 하나하나뿐 아니라 행간의 의미까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해독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비롯해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총재, 후쿠이 도시히코(福井俊彦) 일본은행 총재는 자신감 있는 어조로 ‘경기호전’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주 의회 증언에서 “미국 경제가 어느 정도 활력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어느 정도’라는 다소 신중한 단어를 택했지만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기회복기조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게 발언 요지다.
일본 엔화가치는 최근 1주일 사이에 달러 등 다른 통화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엔화강세의 배경은 후쿠이 총재의 발언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지난 주 일본 증권업계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일본 경제의 회복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리셰 ECB총재도 마찬가지다. 그는 유로존의 경기호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트리셰 총재의 말은 허언으로 그치지 않고 있다. ECB는 지난 주 내년도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상향 조정했다.
이들의 낙관론이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유럽, 일본경제는 실제로 이라크 전쟁 및 테러 위협, 고유가 등 여러 악재에도 건실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을 경계해야 할 때라는 주장도 흘러 나온다. 낙관론은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곧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도이체은행의 토마스 메이어 연구위원은 “낙관론을 피력하는 것은 ‘긴축의지 표명’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이들의 낙관론이 정치권의 압력을 차단하기 위한 방화벽이라는 해석도 제시된다. 특히 유로존의 경우 정치권에서 금융정책에 간여하지 못하도록 방화벽을 치기 위해 트리셰 총재가 낙관론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즉 경기회복을 강조함으로써 정치권의 금리인하 압력을 차단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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