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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 회의] 국제공조 공감… 출구전략 시기·규모 차이

"조기시행, 장기불황 올수도" 인정속<br>각국 경제상황 달라 조율 진통 예고<br>'보너스 규제' 국제 기준 마련 성과<br>은행 자본확충은 美·유럽 시각차도

5일 폐막한 런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출구전략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긴 하나 시행은 시기상조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섣불리 출구 전략을 시행해 장기 불황에 빠졌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또 금융위기를 부른 원인으로 꼽히는 과도한 리스크 추구를 억제하기 위해 보너스 규제에 대한 국제적 기준을 마련하기로 한 것도 큰 성과로 꼽힌다. G20는 그러나 출구 전략의 시기와 규모ㆍ방법 등에는 국가별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함으로써 출구 전략의 국제 공조가 순탄하지 않을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24~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는 출구 전략의 국제 공조와 관련한 좀더 구체적인 합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출구 전략 시기상조론에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앨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폐막 성명을 통해 "G20는 세계경제 회복이 확실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경기부양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구이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출구전략 조기 시행은 세계경제를 다시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과거에 범했던 전통적인 오류는 정부가 너무 늦게, 그리고 충분하지 않은 정책으로 대응하고 또 너무 빨리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그러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합의문은 "출구 전략을 국제적으로 조율하고 각국은 이에 협력하기로 했다"면서도 "국가별로 시행 시기와 규모, 순서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고 밝혀 출구전략이 입구 전략 때처럼 G20 차원의 공조가 이뤄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경기회복과 물가상승 속도가 회원국 간에 현저히 차이를 보이고 있어 자국이기주의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합의문 문구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국 정부가 자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하면 제 각각의 출구전략을 가동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며 "금리인상과 대출회수 시기가 다르면 글로벌 외환ㆍ채권 시장에 예상하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출구 전략의 시기 등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금융시스템 개혁 과제도 좀더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냈다. 미국과 유럽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친 금융기관 보너스 규제는 국제적 기준을 마련하자는 선에서 큰 틀의 합의를 봤다. 당초 독일과 프랑스는 보너스 총액을 순익 대비로 제한하는 '보너스 상한제'를 도입하자고 제의했으나 미국과 영국은 과도한 규제라며 이를 반대했다. 이에 따라 G20는 ▲독립적 보상위원회 설치 ▲보수 공개의 투명성 강화 ▲보너스의 장기 이연 지급 및 실적 악화시 환수 등에 합의하고 FSB가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 때까지 각국의 의견을 받아 국제적 규제 기준을 제시하면 이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은행의 자본 확충은 원론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 간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기본 자기자본 가운데 후순위 채권과 전환 우선주 등 '보완 자본'을 줄여 은행의 실질적인 자본건전성을 강화하자는 입장이다. 보완자본은 각국 감독당국의 재량에 따라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부채성격이 짙다. 자기자본에서 보완자본을 뺀 기본자본비율(Tier1)이 낮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은 미국에 규제 강화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은행이 자본확충에 매달리면 그만큼 대출 여력이 줄어들어 경기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G20는 자본을 확충하고 자본의 질도 개선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차후에 논의하자는 선에 미봉책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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