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회 전까지 세계 3위였던 데이는 시즌 다섯번째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나흘 내리 선두)로 장식하면서 '월드 넘버원'에 오르는 풍성한 수확을 올렸다. 호주 선수로는 그레그 노먼(60)과 애덤 스콧(35)에 이어 세번째 세계 1위가 된 그는 플레이오프 최종전만 남긴 가운데 페덱스컵 랭킹 1위도 유지했다.
상승세에 불이 붙은 데이의 강점은 뭘까.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플레이를 꼽는다. 언제나 목표지점을 직접 노리는 과감한 플레이 때문에 왕년의 아널드 파머(미국)와 흡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역시 돌아가는 법이 거의 없는 매킬로이조차 "내가 본 가장 대담한 선수는 데이"라고 말할 정도다. 데이는 '닥치고 공격' 골프에 시동이 걸리면서 캐나다 오픈부터 이날까지 6개 대회에서 4승을 쓸어담았다. PGA 챔피언십과 플레이오프 2승을 포함하는 '굵직한 4승'이었고 그동안 도합 87언더파를 기록했다.
공격적인 플레이의 바탕은 폭발적인 장타력이다. 데이의 이번 시즌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는 314.5야드. 내로라하는 장타자 더스틴 존슨(318.6야드)과 버바 왓슨(이상 미국·316.9야드)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3위에 올라 있다.
최근 미국 골프매거진에서 직접 소개한 그의 장타 비결은 셋업에서 시작된다. 드라이버 헤드를 지면에 댔을 때 볼의 절반 정도가 헤드 위로 올라올 정도가 되도록 티를 꽂는 것이다. 볼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페이스의 스위트스폿에 맞히기가 어려워 거리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백스윙 때 몸의 좌우 움직임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클럽을 들어 올리는 동안 흔히 발견되는 실수는 하체가 볼 뒤쪽(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상체는 타깃 쪽으로 휘어지는 동작이다. 몸이 활처럼 휘어지게 만드는 동작 대신 어깨를 회전시켜 주면 헤드 스피드가 더 빨라지고 볼을 정확히 맞히기가 쉬워져 볼 스피드도 높아진다. '넓게 가져갔다가 좁게 스윙한다'는 생각도 도움이 된다. 백스윙 톱에서는 왼팔을 뻗어 양손이 머리에서 최대한 멀어지게 하고 다운스윙 때는 양손을 몸통 가까이 끌어내리며 파워를 폭발시킬 준비를 하라는 말이다.
이와 함께 데이는 헤드가 없는 샤프트 같은 가벼운 스틱으로 스윙 연습하기를 권한다. 2개의 아이언이나 무거운 물건으로 빈 스윙을 하는 것은 워밍업과 스트레칭에는 좋지만 몸을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빠른 스윙에 따르는 몸의 동작과 느낌을 파악하는 데에는 큰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아울러 좋은 스윙을 자주 보고 기억하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따라할 만하다. 13살 때 아버지를 여읜 데이는 불우한 환경 속에 타이거 우즈의 책을 이웃집에서 빌려다 보고 골프잡지에 실린 닉 팔도, 어니 엘스 등의 스윙 연속촬영 사진을 벽에 붙여놓고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한편 매킬로이는 공동 4위(14언더파)로 마쳐 페덱스컵 랭킹 11위로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진출했고 공동 13위(11언더파)에 자리한 스피스는 페덱스컵 2위에서 변동이 없었다. 데이의 우승상금은 148만5,000달러(약 1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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