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신뢰에 기반한 리더십은 양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선 기간에 약속했던 공약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정과제로 연결시키고 취임 후 140개 국정과제로 다시 한 번 정리하는 등 약속을 지키려는 모습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130여일 동안 이어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 당시 상식과 국제 스탠더드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굽히지 않음으로써 결국 정상화 합의를 이뤄내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과의 소통 부재는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정권 초기 잇따른 고위공직자 낙마와 더불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희롱 사건은 '나 홀로 인선'의 폐해를 보여주는 사례다.
또 '첫째, 둘째, 셋째'를 언급하며 꼼꼼하게 국정을 챙기는 스타일은 '만기친람(萬機親覽∙임금이 모든 정사를 친히 보살핌) 논란을 낳으며 책임총리∙장관제 공약과 달리 국무총리와 장관의 역할을 줄어들게 했다.
원칙과 신뢰는 박 대통령의 용인술에서 적용된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한번 인연을 맺은 인물과는 그 인연을 계속 유지해왔다. 인수위 출범 당시 인수위 인사들이 내각과 청와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실제로 상당수가 그대로 진출한 점이 하나의 사례다.
다만 최근 여름휴가 직후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9명 중 절반에 달하는 4명을 전격 교체해 용인술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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