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 개막 "이제 美시장서 승부 걸어볼만"

국내 車CEO들 출사표<BR>FTA체결로 내수시장 지키고 수출은 강화할듯<BR>현대 쿠페 콘셉트카·기아 차세대 SUV등 첫 공개

올 하반기 출시될 르노삼성차의 신형 크로스오버카‘QMX’

세계 최초로 선보인 기아차의 준중형 SUV 콘셉트카‘KND-4’ /이호재기자

‘이제 미국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저와 한번 맞붙어 볼만 하다’

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된 ‘2007 서울 모터쇼’에 참석한 국내 완성차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한미 FTA가 국내 차산업 발전의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처럼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기아차는 수출을 많이 하기 때문에 한미 FTA타결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위해 제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구체적인 시기와 관련, “픽업트럭의 관세(25%)가 10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되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도 “GM대우는 GM과 함께 글로벌 개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는데 미국 수출기회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최형탁 쌍용차 사장 역시 “장기적으로 SUV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생각중”이라며 “FTA가 쌍용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차 CEO들은 그러나 FTA 체결이 미 수출을 늘리는 호기이면서도 내수시장에서의 경쟁 격화를 우려했다. 최 사장은 “일본업체의 미국산 차 수입 가능성 등 부정적인 면도 있다”며 “미국에서 조달한 부품 사용 비율이 80%를 넘을 경우 미국산으로 인정되는 만큼 일본 브랜드의 한국 공략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에 따라 내수시장에서 수입차 공세를 막는 동시에 해외 수출을 강화하는 양동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수입차업체 CEO들은 가격인하를 무기로 강력한 판매확대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입장을 밝혀 대조를 이루었다.

이영철 GM코리아 사장은 “FTA 체결로 인한 8% 관세 혜택으로 차량 판매가 기준으로 5% 가량의 가격 인하 여력이 발생할 것”이라며 “관세 혜택으로 인해 판매가 기준으로 가격 메리트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도 “5%의 판매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판매가격 인하 이외에 다른 방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미국산 수입차의 수입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혼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FTA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브랜드 도입을 위해 일본 본사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일 프레스데이에 이어 6일 일반인에게 공개될 서울모터쇼에는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총 8개국, 32개 완성차 업체가 참여했다. 전시회 참가 차량만 17대의 콘셉트카에 10대의 친환경 자동차 등 252대에 이르고 있다.

현대차는 소형 쿠페 콘셉트카 HND-3과 차세대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핼리언을, 기아차는 차세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 KND-4를, 쌍용차는 카이런의 신모델 D130(프로젝트명)을 각각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수입차에서는 BMW가 이번 모터쇼를 통해 친환경 수소자동차인 하이드로겐7을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고, 아우디는 중형 2도어 차량인 A5 쿠페의 고성능 모델인 S5를, 푸조는 44.9kgㆍm의 최대토크와 205마력의 최고출력 등을 갖춘 디젤 파워 스포츠카 쿠페 407 HDi를 내놨다. 또 포드는 뉴 몬데오 2.0 Ghia TDCi와 S-MAX 2.0을, 폴크스바겐은 혁신적인 5피스 구조의 톱을 탑재한 쿠페-카브리올레 모델 이오스(EOS)를, GM은 본사에서 직접공수해 온 2인승 럭셔리 로드스터 캐딜락 XLR을, 닛산은 2008년형 뉴 인피니티 G37쿠페를 전시, 시선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