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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한류(韓流)와 중국 내수(內需)


한(漢)나라 때의 수도로 중국의 이른바 중원에 해당되는 허난성 성도 정저우시. 시내 중심의 '2∙7 상권'이라 불리는 중국 내륙 최대 의류도매단지에 들어서면 장나라 등 한국 연예인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즐비하게 펼쳐져 있다. 이곳에 있는 중국 최대 의류도매 유통상가인 인지상마오청에서 일한다는 한 직원은 요즘 한국 드라마 '아내의 유혹(回家的 誘惑)'을 즐겨보고 있다고 말한다.

정저우에서 의류 유통업을 하고 있는 정철씨는 "중국 내륙을 대표하는 이곳에는 한류 바람이 지속되며 한국 의류∙화장품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하지만 정작 한국 상품의 유통조직이 미비해 현지 중국인들의 수요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의 동남부 연안 중심의 수출 주도 경제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정저우 등 중서부 내륙에 대한 인프라 투자 등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들 지역의 소비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저우 1호점을 연 미국의 고급 커피 체인업체 스타벅스는 개점 당일 3시간 만에 무려 4만위안어치가 팔리며 현지 언론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2개점이 추가로 열렸고 올해 총 7개로 늘린다는 게 스타벅스의 계획이다. 허난성 정부 대외무역처의 수궈바오 처장은 "중국, 특히 정저우 같은 내륙 지방에서는 중고급 브랜드로 통하는 한국 소비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경제성장으로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명품 소비 열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정저우시는 '스제 밍츠 부예청(世界名吃 不夜城)'이라는 이름으로 수백만평 규모의 복합 쇼핑몰을 짓기로 하고 이곳에 세계 각국의 명품 의류 브랜드를 비롯한 소비재 상품 매장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경제발전 속도를 놓고 서로 경쟁하고 있는 또 다른 내륙 도시인 산시성 시안의 유명 복합 쇼핑 모델인 '다탕 부예청(大唐 不夜城)'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세계적인 단지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중국의 내수 주도로의 경제성장 모델 전환에 맞춰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중∙서부 내륙의 2∙3선 도시 소비시장을 공략해야 할 때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류 바람으로 화장품∙성형 등 소비∙의료 시장에 대한 한국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점을 지렛대로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코트라(KOTRA) 주관으로 한국 의류업체들이 인지상마오청에서 '정저우 한국패션 위크'를 열며 현지 소비시장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은 이제 가공무역 위주의 대중 진출에서 벗어나 중국 정부의 중∙서부 대개발 전략에 맞춰 급성장하는 2∙3선 도시의 내수시장을 눈여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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