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와 로레나 오초아. 세계 골프계가 골프황제와 골프여제를 비교하고 있다. 남녀 골프 세계랭킹에서 2위를 각각 더블 스코어 차이로 따돌리고 독보적인 1위를 달리는 이들이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한 승부욕과 탁월한 기량, 동료 선수들이 맞대결하기 두려워 하는 공포 유발 능력까지 유사하다. 나란히 시즌 메이저 첫 승을 올릴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면서 두 선수에 대한 비교는 더욱 골프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현재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우즈는 평균 21.53으로 2위 필 미켈슨(9.71)을 크게 따돌렸고 오초아(17.27) 역시 아니카 소렌스탐(8.69)을 2배 가까운 차이로 제친 상황이다. 지난 2006년 시즌부터 우승 가도를 달려 우즈는 18차례, 오초아는 16차례 트로피를 수집한 덕분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올 시즌에도 계속되고 있다. 하와이에서 열렸던 각각 2개씩의 시즌 초반 대회에 결장했던 우즈와 오초아는 각자의 시즌 개막전에서 압도적인 타수차로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8타차로, 오초아는 HSBC챔피언스에서 11타차로 우승한 바 있다. 그 뿐 아니라 우즈는 4개 대회 출전에 3승, 오초아는 3개 대회에서 2승을 올리며 승수 추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의 원동력은 두 선수 모두 정교한 샷 실력과 강한 정신력이다. 샷 중에서도 아이언 실력이 모두 탁월하다. 우즈는 드라이버 샷은 거리(289야드) 38위에 방향성(페어웨이 적중률 55.95%) 170위로 투어 선수들 중 중하위권이다. 그러나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은 74.54%로 1위이며 3위(1.696)인 평균 퍼팅 실력을 곁들여 27.78%의 파 브레이커률을 기록하며 버디 평균(라운드 당 4.38개)과 스코어 평균(67.30타) 1위를 기록 중이다. 오초아는 드라이버 샷(거리 283야드로 2위, 페어웨이 적중률 75%로 35위)도 좋지만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이 81.8%로 1위이며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1.66타)도 1위를 달려 스코어 평균(68타)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드라이버 샷보다는 아이언 샷이 좋아야 스코어를 잘 낼 수 있다는 것을 두 선수가 모두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정신력 측면에서는 우즈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일부러 만들어내는 소음 속에서 훈련하며 체득한 집중력과 ‘예전에 했기 때문에 또 할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 등 혼자만의 세계가 강하다. 이에 비해 오초아는 어린 시절 오빠들과 경쟁하며 승부욕을 길렀고 요즘은 수 많은 멕시코 팬들의 응원 속에 ‘조국의 영광’을 추구하는 등 주변인의 격려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우즈가 데뷔 5년차였던 지난 2000년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 대회 1번 이상씩 모두 우승)을 달성한 데 비해 오초아는 메이저 우승이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단 1번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두 선수를 동급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초아가 이번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 같은 주장에 일침을 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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