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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또 곤두박질 치면 '올 7% 성장률 목표' 반토막 날수도"

[커지는 중국 리스크] 월가 전문가 긴급좌담

증시 붕괴 보다 기업 부패·불투명성이 더 문제

자산 줄고 사회 불안 커져 시진핑 정부 시험대

위안화 약세로 이어질땐 한국 수출에도 악영향

조영 앤드롭J인베스트먼트 대표

로저 쿠바리치 前 NIC 경제담당 위원

크레이그 드릴 크레이그드릴캐피털 대표

폴 아이작 아비터파트너스 대표

"중국 증시가 추가 폭락하면 경기가 드라마틱하게 급강하하면서 성장률이 중국 정부 목표치인 7%의 절반인 3.5%에 그칠 수 있습니다." (헤지펀드인 크레이그드릴캐피털의 크레이그 드릴 대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헤지펀드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이 마련한 긴급 좌담회에서 월가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더 추락할 경우 개인 자산 감소와 사회혼란, 기업들의 유동성 경색 등의 후폭풍에 시진핑 정부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도 대중 수출 감소에다 엔화·위안화의 동시 약세라는 협공을 받으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참석자들은 유럽연합(EU)이 오는 12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그리스에 구제금융협상안을 양보할 가능성이 낮다며, 결국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따른 글로벌 경제 충격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좌담회는 조영 앤드롭J인베스트먼트그룹 대표의 사회로 크레이그 드릴 대표, 폴 아이작 아비터파트너스 대표, 로저 쿠바리치 전 미국 국가정보협의회(NIC) 경제담당 위원이 참가한 가운데 금융시장의 최대 현안인 중국과 그리스 사태를 주제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 증시가 더 하락할 것으로 보는가.

△드릴 대표=중국 증시는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 최근의 폭락 사태에도 상하이증시 블루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5배로 지난 5년간 평균 10.3배를 웃돈다. 일부 소형주는 120배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연기금과 국영기업의 주식 매입, 거래 수수료 인하, 신규 상장 금지 등 기존의 전방위 대책에다 공매도 금지, 추가 금리인하 조치를 더 내놓으면서 더 이상의 폭락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펀더멘털 이상의 상승 랠리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증시 추가 하락 때는 어떤 충격이 오나.

△드릴 대표=주가가 더 떨어지면 개인 재산 감소로 중국 전역에 사회혼란이 커지고 금융위기 조짐까지 나타날 수 있다. 또 중국 기업들의 신규 주식 발행을 통한 부채구조 개선작업을 가로막을 것이다. 이미 중국은 경제구조 전환작업과 경기둔화로 시름에 잠겨 있다.

-또 다른 중국 경제의 리스크는 무엇인가.

△아이작 대표=증시보다는 기업들의 부실과 투명성이 더 큰 문제다. 지난해 여름 원자재 스캔들(칭다오 소재 기업들이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 같은 원자재를 동시에 담보로 제공한 사기 사건)에서 보듯 상당수 중국 기업들이 원자재 재고로 대출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섀도뱅킹(그림자금융)과 공공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중국의 대외부채는 최근 1조달러 정도로 (외국인의 자금 회수로) 지난 18개월간 급감했다. 이는 중국 금융기관에 심각한 문제다. 중국 경제의 진정한 문제는 부채에 의존해 투자·자본 지출을 늘려 성장하는 국면이 끝났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

△쿠바리치 전 위원=중국 경제가 더 둔화되면 수요 감소 등으로 유럽과 특히 아시아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 모델 전환은 전반적으로 한국에 긍정적인 요소다. 중국의 인프라 투자에 한국 기업들이 주요 역할을 할 것이다.

△아이작 대표=약간 생각이 다르다. 중국은 한국 무역의 25%를 차지한다.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 혼란은 실물 부문에도 충격을 주면서 위안화 약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한국 기업은 일본의 엔화 약세로 비용부담 증가 등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위안화까지 약세를 나타낼 경우 한국 기업에 중대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리스 사태로 논의를 옮겨보자. EU가 12일 정상회의에서 근본적인 태도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데드라인 연장 등 지원 모양새를 갖출 것으로 보이는데.

△아이작 대표=EU 지도자들이 그리스 시리자 정부에 유리한 구제금융 패키지를 들고 협상할 확률은 낮고 긴축 프로그램을 고수할 것으로 본다. 독일 등 주요국은 기본적으로 시리자에 굴복하면 스페인·포르투갈 등에서 포퓰리즘이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한다. 그리스 정부도 공격적인 협상 자세를 취하면서 결국 그렉시트가 발생할 것이다.

△드릴 대표=최근 주요국 총리 등 EU 지도자들의 행동과 발언을 보면 그리스를 차버릴 준비가 돼 있다. EU는 그리스가 은혜를 모르는 게으름뱅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로 인한 손실이 크지만 시리자의 행태를 참아야 할 정도는 아니다.

-그렉시트의 파장이 유로존 등 세계 경제로 전염될 것으로 보는가.

△아이작 대표=불확실성이 커지겠지만 금융이나 경제적 충격은 매우 작을 것이다. 우선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도 EU에는 잔류하기 때문이다. EU는 농업·인프라 확충 등에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3.5%인 70억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또 그리스 경제의 유로존 내 비중이 매우 적은데다 지난 3년간 다른 나라 민간 금융기관의 그리스 대출이 크게 줄었다.

▦사회= 유로존 경제에 대형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다만 그리스 GDP가 20~30% 급감하면 유로존 성장률은 0.3~0.5%포인트 낮아질 것이다. 이는 경기침체 위기에 시달리는 유로존에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그렉시트 이후 신흥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는가.

△아이작 대표=단기적으로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중국 증시마저 불안한 가운데 때마침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적대로 연준의 금리인상 때는 달러 강세가 신흥국을 위협할 것이다.

-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연기할 것으로 보는가.

△쿠바리치 전 위원=중국은 대출 부담 경감, 소비·투자 부양 등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이는 달러화 강세를 더 부추겨 미 수출 약화로 이어진다. 대다수 연준 위원들은 미 경기회복을 확신할 수 있는 추가 경제지표를 기다리면서 금리인상 시기를 미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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