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웨이트 킬러’ 이동국(33ㆍ전북)이 대한민국 축구를 구했다.
이동국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최종전(6차전)에서 선제 결승골로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에서 질 경우 본선은커녕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었던 대표팀은 끝까지 B조 1위(4승1무1패ㆍ승점 13)를 지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최종예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총 10팀이 2개 조로 나눠 4.5장의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겨루는 최종예선은 오는 6월 시작된다.
후반 초반까지만 해도 불안하기 이를 데 없었다. 최종예선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점 3이 필요했던 쿠웨이트는 한국전을 대비해 한 달간 합숙훈련을 했고 훈련의 성과는 그대로 그라운드에서 드러났다. 공수에서 저돌적인 플레이로 한국을 몰아붙이더니 후반 2분에는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크로스바를 맞히기도 했다. 한국은 한 수 아래로 알았던 쿠웨이트의 공세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전반 유효슈팅이 ‘0’일 정도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불안한 흐름을 단번에 바꾼 것은 이동국의 왼발. 박주영(아스널)과 투톱을 이룬 이동국은 0대0이던 후반 20분 이근호(울산)의 오른쪽 크로스가 굴절되자 왼발 강슛으로 연결, 왼쪽 골망을 갈랐다.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친 뒤 마음 고생이 심했던 이동국은 지난해 K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데 이어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운명의 한 방’을 꽂아 넣으면서 비로소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이동국은 특히 쿠웨이트전 통산 5골째로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동국의 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대표팀은 6분 뒤 이근호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여유롭게 남은 시간을 흘려 보냈다.
한편 같은 시간 열린 아랍에미리트(UAE)-레바논전에서는 조 최하위 UAE가 레바논을 4대2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써 승점 10을 유지한 레바논이 한국에 이어 조 2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했고 C조의 일본도 조 2위(3승1무2패ㆍ승점 10)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