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증시가 6개월만에 반토막이 날 처지다. 지난해 10월 한때 6,000포인트를 넘었던 주가가 18일 3,100포인트 이하로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이는 중국인 투자자들이 공황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중국 인터넷 신문인 중국증권망은 17일 미국ㆍ유럽 증시의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지수가 연일 큰 폭으로 가라앉고 있으며, 이는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라고 분석, 보도했다. 증권망은 상하이증시에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잠깐 몰렸을 뿐, 수익을 올리고는 앞을 다퉈 증시를 이탈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 증권망은 또 최근 주가 하락으로 저점매수할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성립된 매매는 많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증시 펀더멘탈이 좋지 않아 잠깐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11월 상장해 한때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해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로 올라섰던 페트로차이나의 주가는 이날 공모가 이하인 16 위안으로 거래되는 수모를 당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뜨거운 매수 열기에 힘입어 상장 첫날부터 급등해 11월 중 48.62위안까지 올랐던 페트로차이나 주식은 고점대비 무려 67%나 하락했다. 상하이증시에서는 주가가 곧 3,00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3월 소비자 물가가 8.3%로 2월의 8.7%보다 다소 둔화됐지만 생산자 물가가 6.6%에서 8%로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 위험이 매우 높아 인민은행이 추가적인 긴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인민은행이 지난 16일 지준율을 0.5% 포인트 인상해 금리인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최근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투기자금이 유입되는 것도 증시에는 부정적이다. 중국 당국이 투기자금 유입에 따른 물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50배가 넘었던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아래로 떨어졌다는 이유로 반등이 임박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증권망은 투자자들이 주가하락을 청신호로 받아들이며, 저점매수할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