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이 10개월 만에 다시 4만건을 웃돈 것은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규제완화의 혜택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됐던 수도권과 강남3구의 가격ㆍ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서도 확인된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강남3구의 경우 양도세 중과 폐지 및 투기지역 해제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지난 4월 중순 이후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실물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부동산시장의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국지적인 등락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도세 완화의 힘=4월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양도세 완화 및 중과 폐지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시장을 지배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해 10월 이후 사실상 거래가 끊겼던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다시 숨통이 트인 것은 지난해 말 이후 정부가 각종 규제완화 보따리를 풀면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3월16일 3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던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고 일반세율을 적용한다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영향으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당초 투기를 잡는다는 양도세 중과 제도의 취지가 퇴색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4월 말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 양도세 중과 폐지 대상에서 강남3구가 제외됐다. 이후 강남 부동산시장은 다시 식고 있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거래시점과 거래가격이 신고되는 시차를 감안했을 때 4월 신고분은 3월 중순 이후 거래가 이뤄진 물량이 대부분으로 분석된다. 강남3구의 4월 거래량이 3월보다 무려 46%나 증가한 2,200건을 기록한 것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및 투기지역 해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보여준다. 강남3구의 거래량이 2,000건을 넘어선 것은 부동산 가격 폭등기로 평가되는 2006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양도세 완화의 힘은 전국적으로 다시 사상 최고인 16만5,641가구(3월 기준)로 늘어난 미분양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 팀장은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공급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미분양은 줄어드는 추세가 맞다”며 “이번에 다시 미분양 물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5년간 양도세 한시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 건설업체들이 그동안 감춰놓았던 미분양 물량을 대거 신고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거래 증가세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부동산 가격의 거울인 아파트 거래량이 3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이어감에 따라 시장 한편에서는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세로 이어질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추가 규제완화 효과가 사라진 만큼 5월 이후 집계되는 실거래 동향은 4월보다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센터 팀장은 “강남 지역은 저가매물이 소진된 4월 중순 이후 사실상 거래가 없는 (개점휴업) 상태”라며 “강남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세가 버블세븐을 거쳐 강북 등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시장 주도주인 강남에서 불이 꺼진 만큼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팀장도 “규제완화 효과가 반영된 4월과 달리 5월에는 증가 추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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