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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7월 14일]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재앙

김봉수(키움증권 부회장)

분수에 넘치게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을 흔히 ‘욕심’이라 한다. 이러한 인간의 욕심을 자제하거나 다스리는 일은 쉽지 않다. 어느 정도의 욕심은 발전의 원동력이 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탐욕이 돼 개인뿐 아니라 국가, 나아가서 세계적인 재앙을 가져오게 된다. 탐욕이 몰고 온 재앙이 바로 지난해 월가의 세계적인 금융위기다. 부동산과 주식이 반 토막 나고 미국의 유수한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했다. 과도한 레버리지(Leverage) 투자가 그 원인 중 하나였다.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를 하는 데는 비용(이자 등)이 발생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엔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 투자한 대상물이 산 가격보다 시세가 떨어질 때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미국은 지난 2000년대 초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책금리와 모기지금리를 낮췄다. 그러자 주택 가격 상승률이 연평균 5% 정도에서 10~15%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대출금리보다 주택 가격이 2~3배 오르자 모기지 회사들은 시가의 90% 이상을 대출해주며 주택 구입을 권유했다. 주택 담보 대출 회사들의 탐욕은 극에 달했다. 소득도 없고 직업도 없으며 재산도 없는 사람에게까지 레버리지를 통해 집을 사도록 부추겼다. 모기지 업체들은 대출채권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이라는 새로운 채권을 만든 뒤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높은 신용등급을 받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그러나 미국의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서 연체율이 높아져 이자를 받지 못한 MBS는 불량채권으로 전락했다. 금융회사들의 부도가 이어졌고 전 세계가 금융위기에 빠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담보 대출에 대해 당국이 선제 대응해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의 문제점은 기업들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도 발생하는데 궁극적으로는 국민이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몇몇 재벌 기업들이 타인 자본을 동원해 자기보다 훨씬 덩치가 큰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레버리지 투자의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한 기업의 M&A가 국민에게 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사전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사전 통제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치다. 부동산 담보 대출 규제로 부동산 버블의 위험을 미리 차단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이러한 조치는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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