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JP모건의 런던 최고 투자책임자(CIO) 브루노 익실이 지난 3월 이후 수주째 거래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에 맞섰던 헤지펀드들이 한숨을 돌렸다고 보도했다.
런던 고래로 불리는 익실의 팀은 지난해 말 기준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포지션을 갖고 있었다. 이는 JP모건 전체 자산의 15%에 상당한다. 그는 앞으로 기업 재무상태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데 베팅해 지난 1~2월 개별기업의 신용부도스와프(CDS)를 대규모로 매도했고 CDS 가격이 떨어지면서 상당한 이득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익실에 대응해 CDS 가격상승을 예상한 포지션을 구축했던 많은 헤지펀드들은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시장이 마치 익실 한 사람을 상대로 벌이는 체스게임 같았다"고 전했다.
익실은 또 캠벨수프ㆍMBIA보험 등 121개 미국 기업과 연계된 CDS 바스켓에 대규모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었고 개별기업의 CDS 매각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도 반대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은 손실을 봐야 했다.
그러나 최근 돌연 익실이 인덱스 매도를 중단하면서 CD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익실이 왜 갑자기 거래를 중단했는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JP모건 대변인은 익실의 특정매매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한 채 다만 "(익실) 그룹은 전체 은행의 글로벌리스크 헤지를 목적으로 하며 매매도 여기에 연관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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