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시군 산간마을 시내버스의 운행은 이틀째 차질이 빚어져 주민 불편이 가중됐고, 눈길 사고도 잇따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까지 내린 눈은 강릉(왕산면) 54.5㎝, 진부령 54㎝, 강릉 49㎝, 정선(임계면) 46.5㎝, 대관령 42.7㎝, 양양 24㎝, 삼척 23㎝, 동해 19㎝, 속초 15.3㎝ 등을 기록했다.
◇ 시설 붕괴·5개 시군 시내버스 이틀째 운행 차질
많은 눈이 내리면서 이날 오전 1시 40분께 양양군 서면 서림리 도로공사 현장의 ‘함바식당’ 지붕이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 무너졌다. 당시 식당에는 업주 김모(55·여)씨가 잠을 자고 있었으나 신속히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또 오전 2시 6분께는 양양군 서면 떡마을길 하천제방공사 현장사무소 지붕이 폭설로 일부 내려앉는 피해가 났다.
산간마을의 시내버스 운행은 이틀째 차질이 빚어져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강릉과 속초, 동해, 삼척, 고성 등 5개 시·군의 시내버스 14개 노선은 이틀째 단축운행됐다.
강릉 공단∼고단 구간과 동해 발한∼임계 구간의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폭설 탓에 버스 회차 지점에서 내려 자가 차량으로 20㎞ 이상을 이동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강릉지역은 언별리와 임곡리, 어단리, 학산리 등 8개 마을의 시내버스 운행이 아예 중단됐다.
이밖에 속초 설악산과 평창 오대산 국립공원은 주요 등산로의 입산이 사흘째 전면 통제됐다.
◇ 교통통제·눈길 교통사고
강원지역 산간도로 곳곳의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삼척시 미로면 상사전리∼하장면을 잇는 댓재 구간의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456번 지방도 옛 영동고속도로 구간(대관령 옛길)은 월동장구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은 운행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눈이 쌓이는 등 사실상 부분 통제되고 있다.
겨울철 상습 통제 구간인 인제∼고성 간 미시령 옛길 구간의 차량 통행도 폭설로 전면 통제되고 있다.
많은 눈이 내린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과 동해고속도로 전 구간에도 화물차량은 월동장구를 장착하고 운행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눈길 사고도 잇따랐다.
지난 7일 오후 11시 30분 양양군 강현면 동해대로 설악휴게소 인근에서 관광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와 전봇대를 들이받아 운전자 이모(54)씨가 다쳤다.
사고 당시 버스에는 중국인 관광객 등 32명이 타고 있었으나 운전자 이외에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원도 소방본부에 신고된 8건의 눈길 사고와 2건의 낙상 사고 환자들은 모두 안전하게 병원으로 옮겨졌다.
◇ 민관군 제설작업 박차·내일 밤까지 최고 70㎝ 더 내려
강원도와 동해안 지역 각 시·군은 고속도로와 국·지방도 등에 제설 인력과 장비를 투입, 염화칼슘과 모래를 살포하는 등 제설작업에 나섰다.
폭설이 내린 산간 주민들은 허리춤까지 쌓인 눈을 뚫고 겨우 ‘토끼 길’을 냈고, 강릉 도심 주민들도 자기 집앞 눈을 치우느라 종일 분주했다.
육군 23사단 장병들은 폭설이 내린 삼척시 근덕면 동막리 일대에 고립된 마을 주민들을 위해 중장비 등을 투입, 제설작전을 펼쳤다.
기상청은 내일(9일) 밤까지 동해안과 산간에 20∼50㎝, 많은 곳은 7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회철 예보관은 “밤에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눈의 강도가 더 강해지겠다”며 “시설물 관리와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강릉·동해·태백·삼척·속초·고성·양양과 평창·정선·홍천·인제 산간 등 11개 시군에는 대설경보가, 양구 산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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