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특수부대와 공군이 최근 백두산 근처의 삼지연 군사비행장에서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AN-2기 추정 비행기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대북매체 열린북한방송이 9일 보도했다. 방송은 양강도 군부 소식통을 인용, 공군 지휘관들이 "(AN-2기로 추정되는) 이 전투기는 아주 낮게 비행할 수 있어 마지막 남은 적까지 살생하는 데 유리하다. 적들이 상상도 못하는 재래식 무기로 적들의 뒤통수를 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 330여대 보유… 1대에 10여명 수송 가능 양강도 소재 특수작전부대인 43부대는 겨울에 스키를 타고 작전을 수행하는 훈련을 해 '스키부대'로 불리며 김정일이 수 차례 시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AN-2기를 타고 눈이 많은 강원도나 경기북부 지역 침투 연습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천안함 피폭, 연평도 포격에 이어 또 다른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AN-2기를 이용한 특수부대 대남침투는 새로운 유형의 도발 형태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김옥이 의원(한나라당)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AN-2를 주축으로 한 공중 기동기 33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부대 후방침투와 생화학무기 공격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최전방에 배치된 170㎜ 자주포, 240㎜ 방사포(다연장로켓발사기) 등 1,000여 문의 장사정포와 함께 북한의 대남 기습공격시 가장 위협적인 무기체계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북한의 AN-2는 길이 13m, 최대시속 250㎞에 1,500㎏의 화물과 완전무장한 특수부대원 10여명을 태울 수 있다. 대당 12명을 수송한다면 약 3,600명의 북한 특수부대원을 남한 곳곳으로 침투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웰레스 그렉슨 미국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가 지난 9월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증언한 바에 따르면, 북한의 AN-2기는 주요 골격을 제외하곤 나무와 캔버스 천으로 만들어진 구형. 때문에 레이더의 전파가 반사되지 않고 그대로 지나가버려 되돌아온 전파의 시간을 계산해 항공기의 위치를 알아내는 레이더로는 탐지하기 어렵다. 날개 부분에 레이더파를 차단하는 특수 도료까지 칠해 저공 레이더망도 피할 수 있다. 이착륙에 필요한 공간도 가로 30m, 길이 200~250m 정도면 된다. ◇저속ㆍ저고도 비행에 미사일 발사 능력까지 또 시속 50~100㎞의 저속으로 저고도 비행을 할 수 있고, 9개의 실린더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방사형 엔진의 소음도 작다. 동체가 가벼워 엔진을 끄더라도 바람을 잘 타면 수십km 비행할 수 있다. 그렉슨 차관보는 “AN-2가 10만 명의 특수부대와 조합을 이룰 경우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 우려했다. 더구나 북한은 지난 2008년 10월 서해 상공에서 AN-2기를 이용해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AN-2기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KN-01(사거리 83∼95㎞인 실크웜을 사거리 100㎞ 이상으로 개량한 지대함 미사일)을 개조한 공대함(空對艦) 미사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 군은 AN-2기 예상 침투로에 저고도 레이더 기지를 배치하고 수도권 고층빌딩 옥상에 대공포ㆍ서치라이트 진지를 갖추고 있다. AN-2기를 잡기 위해 500MD 헬기와 A-37 경공격기도 운용하고 있다. 이를 뚫고 침투하는 AN-2기와 병력은 대테러 임무를 담당하는 공수여단 및 특전대대가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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