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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FTA, 저작권 수출위한 발판

국제음반산업연합(IFPI)에 의하면 지난해 한해 동안 전세계적으로 유통된 CD의 37%인 12억개는 불법 도용된 것이었고 그 규모는 약 45억달러가 넘었다고 한다. 디지털 환경인 인터넷도 불법 유통에 한몫했는데 무려 약 200억곡이 인터넷을 통해 불법적으로 다운로드됐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저작권 침해의 정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수치들이다. 불법 복제 및 다운로드는 전세계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둔감하게 볼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어떤 국가보다 민감한 이해가 걸려 있다.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감시 대상국으로 여겨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 시대에 돌입하면서 상대적으로나 절대적으로 대단히 큰 저작권산업의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국제지적재산권연합(IIPA)은 미국 정부에 우리나라를 감시 대상국 리스트에 넣을 것을 권고했다. 매년 IIPA는 우선감시 대상국과 감시 대상국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IIPA에 따르면 한국이 교역상 저작권 침해로 미국에 끼친 추정 손실은 지난 2001년 6억 5,210만달러 규모였으며 2005년에는 영화 부문의 침해를 제외하고도 7억1,500만달러라고 한다. 2월2일 미무역대표부(USTR)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의사를 발표하자 관련업계는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많은 이슈들이 거론될 것을 희망했다. 오락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침해규모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주요 콘텐츠 사업자들이 우리나라의 발달된 네트워크 인프라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미간의 FTA 추진과 관련해 국내에서 많은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시간 문제일 뿐 사실상 FTA는 오늘날 경제적 추세이다. 비록 이번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득세해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예측되지만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게 요구될 것이다. 그리고 비록 변수가 등장했으나 FTA와 관련한 이해 문제는 여전히 남은 과제이다. 미국은 FTA를 통해 저작권산업 부문의 이해를 최대한 반영하기를 원하고 있다. 융합서비스 및 네트워크 산업에 대한 기술 중립성이나 주파수정책 논의도 모두 저작권산업의 이해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피해의식을 가지고 접할 사안은 아니다. 애당초 저작권은 보호해주는 것이 타당하고 그러한 차원에서 만연된 도용문화는 개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창조성을 보호해주고 권장하는 사회, 나아가 산업이 되지 못한다면 디지털 경제시대에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오히려 높여야 할 때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미 FTA를 통해 미국은 최대한 저작권산업의 이해를 반영하고 그 실과를 가져가겠지만 그것이 우리에게도 약이 돼야 한다. 우리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양산하는 사회가 돼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리도 여러 다른 국가들과 FTA를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단지 지적재산권 소비국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타 대부분의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지적재산권 생산국, 즉 보호받아야 할 국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류를 감안하면 우리도 지적재산권 보호 대상이 된다. 그동안 여러 경로로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침울하게 느낄 수 있는 현실을 보다 긍정적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저작권산업을 위한 제도와 성숙한 소비문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앞서 살펴본 대로 디지털 융합시대에 인터넷을 통한 도용문화가 팽배하고 기존 음악산업이 몰락의 길을 가는 듯하나 이는 역으로 극단적인 온라인 음악의 도용 규모만큼의 합법적 디지털 음악시장이 잠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음반산업은 디지털 음악으로 2005년 11억달러 매출을 낳았다. 현재 저작권을 둘러싼 부정적인 신호들을 마냥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는 우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저작권을 보호하고 저작권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디지털 융합시대의 미디어정책과 제도도 양질의 콘텐츠가 양산되는 방향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오는 2010년 미디어산업은 전세계적으로 1조8,324억달러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눈을 낮춰 보더라도 아시아의 미디어산업 부문은 2005년 2,740억달러에서 2010년에는 4,253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북미의 아시안계를 감안하면 5,0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다. 하루빨리 콘텐츠에 대한 종합적인 비전과 정책ㆍ제도가 필요하며 역량있는 콘텐츠 사업자들을 육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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