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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선진 증시의 열쇠

증시가 2,000선을 돌파하자마자 강한 조정을 받고 있다. 낙폭이 커지면서 일일 변동폭도 확대,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 중이다. 코스피 지수가 하루 80포인트나 오르내리자 투자자들은 “귀신에 홀린 것 같다”며 고개를 젓는다. 증권가의 분위기도 돌변했다. 강세론자의 목소리가 온데 간데 없어졌다. 2,000선을 넘어서자 올해 안에 2,300돌파는 무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증시 전문가들은 불과 며칠 만에 조정 불가피론을 설파하고 있다. 이제 1,800까지는 언제든지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증시의 변동을 정확히 예측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도 이를 직업으로 하는 증시 전문가들이 하루 아침에 말을 바꾸는 것은 분명 지나친 측면이 있다. 강세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유동성의 힘을 과소평가했다”는 자기 비판이 나온 지 얼마나 됐단 말인가. 증시 예측에 번번히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증시를 단편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밸류에이션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 증시가 선진국은 물론 이머징마켓에 비해 싸다는 점을 들어 주가 상승을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때 이용한 것이 주가가 싸고 비싼 정도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이다. 연초만 해도 한국증시의 PER은 11배 수준으로 15배 수준인 글로벌 증시와 대비해 절대적으로 낮았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PER이 14배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시장이 싸지 않다는 점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다. 대만 등 우리보다 PER이 높은 시장을 내세워 아직도 싸다는 점을 강조하기에 급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의 성장성이 여전하다고 강조한다.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자산증식 수단이 저축에서 투자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펀드로 돈이 몰리는 것은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증시는 선진 증시의 문턱에 있다. 증시 전문가들의 말 바꾸기는 증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모처럼 형성된 주식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것이 선진 증시로 가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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