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방송영상콘텐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질적ㆍ양적 측면에서 모두 그렇다. 그동안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방송영상콘텐츠 산업이 한류 인기를 타고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방송영상업계는 한류 붐 조성의 주역으로서 기존 드라마ㆍK팝 위주 시장을 넘어 '한류3.0'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식을 갖고 사흘간의 일정에 돌입한 '제13회 국제방송영상견본시(Broadcast Worldwide, BCWW2013)'는 이러한 분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아시아 최대의 방송영상콘텐츠 시장이기도 한 이번 '국제방송영상견본시'에는 방송사 및 독립제작사ㆍ종합편성채널ㆍ케이블 등 90여개 국내 전시사를 포함해 영국의 BBC 월드와이드, 일본의 NHK 엔터프라이즈, 아사히TV, 중국의 CITVC, 프랑스의 TV5 등 전세계 50여개국 160여개의 전시 회사와 1,500여명의 바이어들이 참석, 전시회ㆍ콘퍼런스를 통해 비즈니스 및 문화교류의 기회를 가졌다.
한국 방송영상콘텐츠는 한류라는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고 있다. 세계인들이 한류를 경험하는 것은 TV 등 방송영상을 통한 방식이 절대적이다. 한류는 문화상품의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관광과 제품수출 등으로 광범위하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콘텐츠 수출이 100달러 늘어날 때 소비재 수출은 412달러 증가하는 트리클 다운(trickle-down) 효과가 있었다. 일례로 화장품은 한국 드라마와 연예인의 인기에 따라 급속히 수출액이 늘어나며 만성적자에서 벗어나 2012년에 10억달러 수출로 첫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 방송영상콘텐츠의 인기가 콘텐츠 산업뿐 아니라 제조업 등 다양한 국내 산업 수출증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또 상공회의소의 2012년 조사에서도 국내 기업 2곳 중 1곳이 "한류 덕분에 매출이 늘었다"고 한 결과가 나왔다.
방송영상산업은 한류라는 콘텐츠를 등에 업고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방송영상콘텐츠 수출은 2억2,223만달러로 전년 대비 20.4% 성장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같은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우선 방송영상콘텐츠 수출에 대한 지역적 편중 문제다. 2011년 기준 일본으로의 수출이 1억205만달러로 60.4%를 차지했고 이를 포함해 대만ㆍ중국ㆍ홍콩ㆍ필리핀 등 아시아권에 전체 수출액의 96.4%가 집중돼 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352만달러(2.1%)에 불과했다. 물론 뒤집어서 생각하면 콘텐츠 수출을 늘릴 기회가 무궁무진한 셈이다. 올해 국제방송영상견본시가 중요한 이유다.
이와 함께 TV 드라마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실력이나 개성이 입증되지 않는 아이돌 댄스그룹의 양산에 따른 부작용도 극복해야 한다. 또 각국에서 강화되고 있는 한류에 대한 경계와 반한류 정서 등도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도 필수다. 기존의 방송채널 중심보다 동영상 공유사이트ㆍSNS 등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접근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는 한류의 지역적 한계, 장르적 한계, 현지 국가의 보호정책을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영상업계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1990년대 드라마 위주의 '한류1.0'에서 2000년대 K팝 중심으로 '한류2.0'으로 발전한 것에서 나아가 새로운 아이템과 문화의 '한류3.0'를 만들기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상표 한국콘텐트진흥원 원장은 "미디어 환경이 발달하고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방송영상콘텐츠도 새로운 포맷 구성과 다른 장르와의 융합으로 계속 진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방송영상견본시가 '문화거래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