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는 녹조가 팔당호와 한강 하류까지 확산되자 수질 개선을 위해 10일 오전9시부터 13일 오전9시까지 충주댐과 여주ㆍ이포보에서 초당 540톤(총 1억4,000만톤)의 물을 방류한다고 발표했다.
이 물이 팔당호까지 도착하는 데는 각각 29시간, 12시간, 9시간이 걸려 이르면 11일 오후부터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조치로 팔당호 녹조의 농도가 최대 49%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낙동강이나 금강ㆍ영산강 역시 조류가 계속 확산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6일 낙동강 유역 8개 보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1㎖당 적게는 1,994개에서 많게는 6만9,882개의 남조류 세포가 측정됐다. 강 상류인 낙단보와 하류지점의 합천 창녕보의 남조류가 특히 심각했다.
금강에 들어선 세종보ㆍ공주보ㆍ백제보는 부영양화의 지표인 클로로필-a(엽록소) 농도가 46.8∼103.1㎎/㎥로 높았고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보도 클로로필-a 농도가 76.8∼77.6㎎/㎥를 기록했다.
이는 조류주의보 기준으로 남조류 세포는 4~140배, 클로로필-a농도 3~7배 초과한 것으로 조류 확산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
환경부는 녹조 확산으로 상수원 수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수장에서 냄새를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활성탄 구입비용을 지방비나 수계기금으로 지원하고 녹조가 심한 북한강과 낙동강에는 조류제거선을 투입해 황토 등 조류제거 물질을 뿌리기로 했다.
한편 서울 지역 수돗물로 쓰이는 잠실대교 상류 5개 취수장의 물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8일 떠온 물에서도 여전히 독성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팔당호에서 걷은 물에서는 2001년 검사 시작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극미량 발견됐다.
정미선 서울시 수질관리팀장은 "이번에 나온 독성물질은 인체나 동물에 영향을 줄 수 없는 매우 적은 양"이라며 "현재 정수기술로 독성을 없앨 수 있고 이물을 수돗물로 만든 뒤에는 실제 독성이 전혀 나오지 않은 만큼 안심하고 수돗물을 써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독성물질과 별개로 나쁜 냄새를 풍기는 지오스민(남조류 아나베나에서 발생)농도가 짙어져 물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서울 각 정수센터에서는 지오스민을 없애기 위해 분말활성탄을 퍼붓고 있다.
6월27일부터 분말활성탄을 넣고 있는 암사아리수정수센터는 녹조가 심각해진 지난주부터는 투입량을 31~32톤으로 3배 늘렸다. 기계로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직원들까지 달라붙어 포대에 담긴 활성탄을 손으로 던져 놓는다.
이재홍 암사아리수정수센터 운영과장은 "기존 정수처리 과정에서 사용하는 소독약품 외에 활성탄을 투입해 남조류를 깨끗하게 제거하기 때문에 수돗물을 그대로 마셔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