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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나라 말아먹고 있다" 분통 터뜨리더니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MB 정권 당시 ‘만사형통’ 이상득 라인 비판…워치독 역할

이상득 기소 당시 같이 엮여… 당시 “아이러니” 지적 많아

10개월 억울한 옥살이 끝 21일 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

이명박 정권 당시 ‘만사형통’ 이상득(SD) 라인과 치열하게 각을 세우며 워치독(감시인) 역할을 했던 정두언(사진) 새누리당 의원. 그가 10개월의 옥살이 끝에 결국 21일 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명박 정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만 해도 인수위 멤버를 짜는 등 실세로 군림했으나 곧바로 이상득 라인에 의해 권력핵심에서 밀려났던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정권 후반기 저축은행에서 수 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지난해 1월 법정 구속돼 꼬박 10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으나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에 이어 이날 서울고법에서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총리실에서 오래 근무한 뒤 이명박 서울시장 당시 정무부시장으로 보좌했던 정 의원은 2007년 12월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1등공신으로 ‘왕의 남자’로 통했다. 하지만 인수위 시절 이상득 라인으로부터 “인사에서 자기 사람을 많이 챙긴다”는 견제를 받게 되고 이후 권력 핵심에서 밀려났다. MB 정권 출범 직후 치러진 200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파동’에 앞장선 뒤 개혁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자연스레 MB 정권에는 비판적 협력관계가 지속될 수 밖에 없었고 이 전 부의장의 핵심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SD라인과 심한 갈등을 겪게 된다. 정 의원은 당시 기자에게 “간신들이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며 거듭 분통을 터뜨리곤 했다. 그러면서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당내 소장파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정 의원은 이날 “지난날 저는 너무 교만했고, 항상 제가 옳다는 생각으로 남을 비판하면서 솔직히 경멸하고 증오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이명박 정권 후반기에 이 전 부의장의 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정 의원도 같이 엮여 검찰로부터 기소당하는 처지가 됐다. 당시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정 의원이 SD라인과 각을 제일 많이 세우며 정권의 개혁을 요구했는데 어떻게 SD와 같이 엮느냐”며 ‘아이러니’라는 지적이 많았다.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정 의원은 “저는 법으로는 무죄이지만 인생살이에서는 무죄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며 “앞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반드시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겠다. 하지만 경멸과 증오가 아니라 사랑으로 힘들고, 어렵고, 약한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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