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이제 기업이 내놓는 제품을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가치가 투영된 상품을 요구하며 때로는 직접 찾고 적극적인 전파자가 된다. 심지어 생산자로도 참여한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가르는 이분법이 사라지고 있는 점이 마켓 3.0 시대의 특성이다. 마켓 3.0 시대는 기존 시장에서 경쟁우위에 섰던 기업보다는 창의력과 기술로 승부를 보는 기업에 더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게 애플의 앱스토어다. "일에 대한 열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다. 열정이 담긴 아이디어와 문제해결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끈기가 없어 일을 끝까지 할 수 없다. 그래서 열정이야말로 창조의 절반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을 CEO가 아니라 CLO라고 불러달라고 말한다고 한다. 최고경청자(Chief Listen Officer)로서 위상을 강조한 말이다. 그는 소통과 경청을 통해 직원들과 대화하면서 직원들의 열정을 이끌어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이 크게 성공하면서 경제의 흐름은 '스마트 경제'로 바뀌었다. 잡스 효과로 불리는 이 현상은 디지털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창의성이 높아져 학습능력이 향상된다는 모차르트 효과와 마찬가지다. 잡스는 창의성을 최고가치로 두고, 경영할 때 다른 기업들에게 어떤 효과가 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듣는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는 애플의 제조기술로 만든 하드웨어다. 그러나 앱스토어는 기업의 기술이 아니라 '고객의 기술'로 만들었다. 잡스가 어떻게 해야 고객의 창의성을 깨울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앱스토어를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로 만든 것이다. 이 장터에는 현재 20만명의 외부개발자가 만든 19만개의 어플리케이션이 올라와 있고 이들은 30억회나 다운로드됐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잡스가 이전 경영방식과는 다른 새 경영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저자는 잡스의 창의성과 애플의 경영전략을 분석해 새 비즈니스 시대에 맞는 방법론을 제시한다."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수록 관리 중심의 사고로는 대처하기 힘들다. 창의적으로 경영하고 기민해져야 하며 이것이 바로 애플의 성공 DNA였다"라고 분석하는 저자는 그것이 마켓 3.0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그는 "스티브 잡스와 애플은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지만 극복의 대상이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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