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감독들이 속속 케이블로 진출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극장판 영화 시장이 불황과 케이블TV의 자체제작 붐이 맞물리면서 젊은 영화감독들 위주로 TV영화 제작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작품의 흥행을 위해 이름 있는 감독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어하는 케이블 제작사 측과 침체기를 맞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현실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감독들의 욕구가 충족되고 있는 것.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원한 제국’의 박종원 감독이 케이블 최초 대형사극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2007)을 진두 지휘한 것을 비롯해 영화 ‘알포인트’의 공수창 감독, 영화 ‘마이캡틴 김대출’의 송창수 감독 등이 TV영화 제작에 나섰다. 여기에 ‘킬러들의 수다’ ‘박수칠 때 떠나라’ 등의 작품을 통해 특유의 블랙유머를 선보여온 장진 감독,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 ‘최강 로맨스’의 김정우 감독까지 합세했다. 케이블TV OCN과 수퍼액션은 최근 장진 감독의 단편영화 ‘유턴(U-Turn)’, 장항준 감독의 ‘음란한 사회’, 김정우 감독의 ‘성 밸런타인’ 등 장편 2편 방송을 확정지었다. 장진 감독이 TV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유턴’은 5분짜리 4부작으로 구성된 단편으로 소지섭ㆍ이연희가 캐스팅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케이블TV 영화는 지상파에 비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면서 제작비나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특히 대규모 개봉으로 승부를 보는 극장 영화에 비해 비교적 소규모로 제작해 투자 위험성을 줄일 수 있어 쉽게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OCN 관계자는 “이미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 받은 충무로 감독들의 작품을 TV영화로 선보일 수 있어 긍정적이다”며 “영화 제작사들로부터 꾸준한 작품 방송의뢰가 있어 영화감독의 TV진출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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