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 회복과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정부가 내놓은 저리의 주택 구입 모기지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정책 모기지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 무주택자에 한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치솟는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20~30대 세입자들이 적극적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9일 본사업에 들어간 '공유형 모기지' 대출 실적이 2월 말까지 2,800명, 3,644억원(예상액)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자 한 명당 평균 대출액이 1억3,000만원인 셈이다.
공유형 모기지는 국민주택기금으로부터 1%대 저리의 대출을 받아 집을 산 후 일정 기간 후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면 수익·손실을 기금과 나누는 대출 상품이다. 본 사업 개시 첫날 하루 만에 550건이나 신청했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든 규모지만 비교적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특히 국민주택기금과 주택금융공사 등 관리주체가 양분돼 있던 각종 정책 모기지를 통합해 지난 1월2일 출시한 '내 집 마련 디딤돌 대출' 역시 2월 말까지 9,244명, 8,473억원의 대출 실적을 기록했다. 공유형과 디딤돌 대출을 합쳐 올 들어 1만2,000명이 넘는 무주택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선 셈이다.
디딤돌 대출 이용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향후 집값 전망을 긍정적으로 관측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전국의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20% 상승하며 취득세 영구 인하를 골자로 한 8ㆍ28 전월세대책이 나온 후 6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의 대못규제로 꼽혔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데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천명하면서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박기정 한국감정원 연구위원은 "정책 모기지 확대 등으로 거래량과 가격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재건축 단지는 초과 이익 환수 부담의 불확실성이 제거돼 사업이 부진했던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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