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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를 위안부기림일로"…세계 주요도시 '연대집회'

도쿄 도심서 150여명 시위 행진<br>베를린 침묵시위, LA 日 영사관 앞 집회

'제1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인 14일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 주라는 양심세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이 주도하는 '기림일 기념 세계연대행동'은 이날을 전후해 일본 등 세계 9개국 16개 도시에서 집회·시위 등 각종 행사를 벌였다.

○…이날 저녁 도쿄 신주쿠(新宿)구 가시와기(柏木)공원 일대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메모리얼 데이' 행사가 열렸다.

일본의 위안부문제 관련 네트워크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일본 시민 150여명은 신주쿠 거리를 행진하며 8월14일을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유엔 기념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8월14일은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한국의 김학순(1997년 작고)씨가 피해사실을 증언하는 공개 회견을 가진 날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일고, 그로 인해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河野)담화를 발표하게 된 출발점이었다.

시민들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름을 적은 등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성의있는 태도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적힌 플래카드를 펴든 채 행진했다.

아베 정권에 '피해여성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라',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유엔에 8월14일을 기념일로 정하라고 촉구했다.

집단적자위권 행사와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우경화 행보를 걷는 아베 정권에는 "전쟁으로 향하고 있다"며 "개헌에 절대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맞서 일본 우익단체 회원으로 보이는 남녀 수십명이 확성기를 이용해 방해에 나섰으나 경찰이 대거 출동해 경비에 나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상 규명과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침묵시위가 열렸다.이날 집회에는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보여온 재독 한국계·일본계 교포로 구성된 '일본 여성 이니셔티브'와 일반 독일 시민, 종교 단체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에 진상 규명을 위한 법 제정과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사죄를 촉구하는 플래카드,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침묵시위에 앞서 '일본 여성 이니셔티브'와 독일 기독교단체 관계자들은 독일 주재 일본대사관을 찾아가 우편함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보내는 항의 서한을 넣었다. 독일동아시아선교회(DOAM)의 파울 슈나이스 목사는 "위안부 기념일이 제정되고 세계 곳곳에서 연대집회가 열린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면서 "큰 죄를 짓고도 무엇을 잘못했는지조차 모르는 일본 정부에 각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일본 영사관 앞에서는 이날 낮 한인 교포와 시민단체 회원 등 약 30여명이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인권 유린을 규탄하는 소규모 행진을 벌인 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는 등 책임있는 태도를 취하고 배상과 사죄에 나서라고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서울·대구와 일본 홋카이도·나고야·간사이·후쿠야마·북규슈, 미국 시카고, 대만 타이베이,·캐나다·필리핀·네덜란드·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연대집회가 이어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예정된 행사가 진행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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