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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채 인기 높아 고민?

가뜩이나 수출 이익 줄어드는데 엔고 부추겨<br>日정부 경기부양 정책효과 감소 부작용 우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며 상종가를 달려온 일본 국채는 최근 들어 수요 다각화 요인까지 더해지며 더욱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일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사상 최저로 떨어지며 국채 가격 상승세를 입증한 것은 이 같은 일본 국채의 인기를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 국채 수요 확대를 마냥 호재로만 볼 수는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일본 경제의 축소세가 심각해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외인 수요가 늘어나면 엔화 강세를 부추겨 경기부양 정책 집행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의 일본 국채 수요 급증이 일본 정부가 고심하는 엔고 방어에 비상이 걸리는 상황인 것이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의 70%에 달하는 달러화자산 비중을 줄이기 위해 올 들어 일본 국채의 매입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만 일본 국채를 203조달러가량 순매수, 한해 전 순매수 규모(6,900만달러)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일 국채의 주요 매수 세력으로 떠올랐다.

일본의 총 국가부채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로 주요20개국(G20) 중 1위를 형성하고 있어 국채 매수세력이 확대된다면 발행 여력도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엄청난 재정적자로 추가 부양책을 주저해온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을 한결 덜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국채 매입이 확대되고 향후 매수 증대가 예상될 경우 잠재적인 글로벌 엔화 매수 수요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어 일본 정부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엔 수요가 확대되면 가뜩이나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 이익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일본 경제를 더욱 옥죄게 하고 정부의 부양책 집행 효과를 감소시키는 역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발표된 일본의 2ㆍ4분기 GDP는 전 분기보다 0.4% 상승하는 데 그치며 세수 감소를 전망하게 하고 있어 수요 다각화 전망의 효과도 상쇄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국채 시장의 기존 질서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도 다른 고민거리다. 일본은 이번 위기 이래 선진국 최초로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지만 일본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의 입지를 굳혀왔고 최근 미국 경제 불안감이 가중되며 더욱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는 일본 국채매수 세력이 내국인에 거의 한정되고 있어 적어도 외풍에 따른 충격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다는 믿음이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중국의 매수 둔화로 에너지 상품 시장이 급락했음을 감안할 때 중국이 자체 문제로 국채 매입을 줄이면 일본 시장 역시 타격을 받으며 '안전자산'의 매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며 환 시장의 글로벌 균형이 이미 깨진 상황이어서 국제 금융질서는 더욱 불확실성의 시대를 걷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밖에 중국 당국은 지난 19일 위안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의 현물 환거래를 시작, 조만간 링깃화의 움직임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는 등 아시아 시장 역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다음주 일본이 추가 부양책을 도출할 것으로 보여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모두 양적완화로 회귀하게 된다"며 "글로벌 시계가 더욱 흐려지며 약한 경기침체에 돌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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