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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3월 11일] 금산복합기업 GE의 위기

권구찬(뉴욕특파원)

제너럴일렉트릭(GE)의 금융 부문인 GE캐피털 부실이 130여년 역사의 GE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던 GE의 주가는 담배 한 갑 값인 7달러로 떨어졌고 GE캐피털의 채권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는 미국 최대 부실기업인 AIG와 거의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신용평가기관들은 GE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GE가 어떤 기업인가. 발명왕 에디슨이 전구를 제조ㆍ판매하기 위해 지난 1878년 설립한 후 100년 넘도록 미국 간판 기업으로 굴림해왔고 초우량 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던 기업이 아닌가. 미국의 수많은 기업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GE는 1896년 도입된 다우지수의 원년 멤버 중 지금까지 편입된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100여년 전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가 세상을 밝혔을 듯 GE의 기술혁신과 창조경영이 낳은 제트엔진과 초음파 의료기기 등은 현대 문명을 빛내고 있다. GE의 이런 끊임없는 경영혁신은 전세계 기업의 벤치마킹 1호로 오랫동안 주목 받아왔고 한국에서도 ‘GE 경영 따라잡기’가 열풍처럼 번지지도 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말은 GE에 딱 들어맞는다. GE의 위기는 본령을 넘는 비주력 부문의 과다한 확장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GE 위기의 진원지 GE캐피털은 원래 GE가 가전제품을 팔 때 대출해주는 소비자 금융회사로 출발했다. 한국으로 치면 할부 금융사다. GE가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GE 금융 부문도 덩달아 커졌다. GE캐피털은 GE를 측면 지원하는 롤에 머물지 않고 기업 및 부동산 대출과 리스ㆍ신용카드ㆍ보험 등으로 팽창하면서 지금의 화를 불렀다. 한때 전체 수익의 절반을 벌어들였던 금융 부문은 거품이 붕괴된 지금 몸통을 뒤흔드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돈으로 돈을 굴리는 금융업은 자기 팽창적 속성이 강하다. 한번 질주가 시작되면 외부 충격이 없는 한 어지간해서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 물론 지금의 위기가 GE의 해명처럼 월가의 과잉 반응일 수도 있다. GE는 지난해에도 180억달러의 이익을 낸 강한 기업인 것은 틀림없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E가 신뢰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월가의 신뢰를 잃었던 베어스턴스는 단 한번의 분기 적자에 간판을 내렸다. 기술과 경영혁신의 모범답안이던 GE의 위기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진출을 엄격히 가로막던 금산분리가 일부 허물어진 한국에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이러니하게도 GE의 진로는 지금은 시들해진 GE 학습붐을 다시 불러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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