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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시드니와 서울의 상징물

[데스크 칼럼] 시드니와 서울의 상징물 조희제 hjcho@sed.co.kr 세계 3대미항 시드니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가 오페라하우스다. 시드니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오페라하우스는 호주 건축사에서, 나아가 세계 건축사에서도 손 꼽히는 건축물이다. 오렌지를 잘라놓은 듯한 독특한 반원추형 외형과 그에 어우러진 주변경관으로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자리잡았다. 본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건축문화대상 수상자들과 함께 지난 24일 시드니를 방문한 사람들 모두가 오페라하우스를 보며 이상야릇한 조감품을 보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작가 시드니 샐든이 시드니시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묘사한 시드니항의 저녘놀에 물든 오페라하우스는 보기에도 눈부셨다. 모처럼 맑았던 그 날 오페라하우스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시종 그 모습을 사진기에 담기에 정신이 없었다. 호주의 명물된 오페라하우스 현재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찬탄을 받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지만 완공까지는 우여곡절이 숨어 있다. 변변한 오케스트라 공연시설조차 없었던 50년대 후반 호주정부는 이 나라를 대표할 만한 오페라하우스를 수도 시드니에 짓기로 하고 국제공모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했다. 당선작은 그 당시로는 무명이었던 덴마크출신의 30대 건축가 요한 우츤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완공되기 까지는 14년이 시간이 필요했다. 예정공사기간 5년의 3배에 가까운 세월이다. 현대 건축기술로는 건물을 짓기힘들다는 당시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당연히 어려운 시공기술이 요구돼 각종 난관에 부딪혔다. 시공의 어려움에 비례해 건설비용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늘어났고 호주 정부는 물론이고 정치권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설계자인 우츤은 비판과 비난에 견디질 못하고 결국 완공을 보지 못한채 고향으로 돌아갔다. 호주의 건축가들이 우츤의 뒤를 이어 공사를 진행한 끝에 1973년 듣도 보도 못한 괴기한(?) 오페라하우스가 탄생했다. 오페라 하우스의 실내에는 크고 작은 5개의 공연장이 있고 부설된 방도 1,000여개나 된다. 준공 이후 오페라하우스는 캥거루와 함께 호주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자리잡았고 매년 이 괴기한 건축물을 보러 호주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1,0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물론 문화도시라는 명성도 함께… 한 저명한 건축가는 "우츤은 시대를 훨씬 앞서가는 건축물을 창조했습니다. 한 나라 이미지를 탈바꿈시킨 그러한 건축물 말입니다"라고 오페라하우스에 대해 최대의 찬사를 보낼 정도다. 시드니시는 이 같은 자신감으로 올해 오페라하우스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들섬에 서울의 상징물인 문화콤플렉스를 건립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노들섬 개발계획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4년전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고 하면서부터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 됐던 곳이다. 서울의 상징물을 짓느냐 아니면 철새들의 보금자리를 지키느냐. 이 논란은 환경과 개발 논쟁의 연장선인만큼 대화를 통해 그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문화콤플렉스든 오페라하우스든 서울시민들에게 환경을 훼손한 이후 얻어지는 대가가 훼손하지 않고 보존할 때 지킬 수 있는 가치보다 높을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그 평가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 것이다. 우리도 자랑할만한 건축물을 나라의 상징물, 또 도시의 상징물은 만들기에 따라 우리에게 우형 무형의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특히 외국의 눈길을 끌만한 상징물이 별로 없는 서울시로서는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개발계획이다. 하지만 그 상징물은 10년 아니 100년이 지나도 자부하고 자랑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 될 정도의 가치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이 자연환경을 훼손한 대가로 서울시민이 받아야 할 당연한 보상이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설계자 우츤의 말이 머리에 맴돈다. "나는 사각형형태를 만드는 대신 하나의 조각품을 만들었습니다. 지나칠 때나 하늘위를 쳐다볼 때 항상 새로운 것이 스쳐갑니다. 태양, 광선, 구름등과 더불어 그것은 하나의 생명체가 됩니다" 입력시간 : 2006/10/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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