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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등 당 지도부는 23일 오찬회동을 갖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 등을 포함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 당선인과 당 지도부가 대선 후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당 지도부와 오찬간담회를 갖고 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 통과와 국무총리ㆍ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등 현안에 대한 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늘 국회의 의견을 존중하며 일해나갈 것"이라며 정부와 당이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데 공동 책임을 갖는 자세로 새 정부가 성공하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 의견을 잘 전달해주고 이를 성심껏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서 읽은 민심을 늘 생각하면서 우리가 국민을 위하고 국민행복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개편안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대선 공약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수정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공약은 후보의 약속일 뿐 아니라 당의 약속인 만큼 입법과 예산 등으로 하나하나 지키면서 기본적인 국민에 대한 도리를 해야 한다"며 공약 수정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못박았다.
다만 감사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총체적 부실' 감사 결과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한 시간가량 오찬간담회를 가진 후에도 "잘 먹었습니다"라고만 했을 뿐 이 후보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 당선인이 오찬을 통해 당 지도부에 직접적으로 협조를 요청함에 따라 앞으로 인수위와 당 차원에서 새 정부 출범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수위 부위원장인 진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해 "정부조직개편안은 안이 확정된 뒤 3~4일 밤새워 일해야 수백 개 조문작업이 끝난다"며 "주말까지 끝내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이번주 말까지 세부 조문작업을 마치고 다음주 국회 처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각작업도 이번주 중 총리 인선을 발표한 뒤 다음주 인사청문회에 돌입하는 동시에 나머지 국무위원에 대한 인선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공약과 관련해서도 박 당선인이 지난 18~1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각 지역 대선 선거대책위원장들과의 오찬자리에 이어 당 지도부 오찬에서도 공약 이행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함에 따라 '공약 수정론'이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은 지역 선대위원장들과의 오찬에서도 "대선 때 공약한 것을 지금 와서 '안 된다, 된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오찬에는 황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단과 주요 당직자, 국회 상임위원장단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오찬이 비공개 일정으로 예정된 탓에 오찬 장소를 찾으려는 기자들을 피해 박 당선인 측에서 종로구 인근 음식점 몇 곳에 예약해놓고 여러 차례 장소를 바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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