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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매주 한번씩 서울 강남 도산사거리의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찾고 있다. 수입차와의 경쟁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지휘하기 위해서다.
현대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27일 "정 회장이 수입차 공세 방어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일주일에 한 차례씩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찾는다"면서 "꽤 오랜 시간 머물며 고객 반응과 시설상태를 점검하고 직원 격려도 잊지 않는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강남 수입차 거리의 최고 중심지인 도산사거리에 현대모터스튜디오를 개관했다. 메르세데스벤츠·BMW의 전시장과 마주 선 위치다. 이곳은 단순한 차량 전시공간이 아닌 예술작품과 자동차 관련 서적 등을 갖춘 브랜드 체험공간이다. 누적 방문객이 두 달 만에 3만명을 돌파하는 등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업체와 수입차 업계를 통틀어 브랜드 체험관을 마련한 것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정 회장이 이곳을 매주 찾으면서 수입차로부터 시장을 지켜야 하는 현대차 국내 영업본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입차는 올 상반기에만 9만대를 넘게 팔았고 지난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간 점유율이 15%를 돌파하기도 했다. 반대로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내수 점유율은 2011년 74.9%에서 올해 70.5%로 4.4%포인트나 떨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의 최대 현안이 내수시장 방어"라면서 "도무지 식을 줄 모르는 수입차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문화 마케팅에 대한 관심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의 지시에 따라 국내 주요 도시에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추가 개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올 하반기 러시아 모스크바에도 복합 브랜드 문화공간을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대차는 디젤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그랜저 디젤'을 내놓은 데 이어 내년 여름에는 '쏘나타' 의 디젤 모델도 출시할 방침이다. 하반기 출시되는 내수 전용 모델 'AG' 또한 수입차의 공세를 막아낼 전략차종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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