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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갇히고… 수시 원서 접수도 차질

고층 빌딩 엘리베이터 멈춰 발 동동…신호등 고장 퇴근길 극심한 교통혼잡<br>수시원서 접수 마감 대학도 업무 차질

전국이 혼돈 그 자체였다. 정부 당국의 전력수요 예측 실패로 15일 전국 곳곳의 주택가와 학교, 회사, 병원, 상점가 등에 전기가 끊기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도심 빌딩과 아파트에서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시민들이 속출했고 서울 시내 곳곳의 신호등 작동이 멈추면서 퇴근길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서초구 삼성물산 서초사옥,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휴렛팩커드 본사 빌딩 등 대규모 사무실에서 정전으로 업무가 마됐다. 서초역 인근의 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정진(29)씨는 “서초역 부근 대부분 빌딩이 정전 된 것 같다”며 “날씨가 덥긴 했지만 과부하가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당황해 했다. 역삼동 사무실의 한 직장인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후 2시 30분부터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작성하고 있던 문서가 다 날아가서 회사 일에 차질을 빚었고 전기가 들어온 틈을 타 건물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정전되는 바람에 30층에 위치한 사무실로 못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정전으로 도심 빌딩과 아파트 등 고층 건물에서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시민들도 속출했다. 이날 오후 3시 11분께 서울 종로구 관수동 15층짜리 상가 건물에서는 이용객 3명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가 구조됐다. 양천구와 강서구 곳곳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엘리베이터가 멈춰 비상전력이 들어온 다음에야 갇혔던 주민들이 빠져나올 수 있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엘리베이터 구조 건수는 전국에서 1,000여건이 넘게 접수됐다. 수시원서 접수 마감날을 앞둔 대학들도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이날 수시원서 접수 마감날인 국민대는 전기가 복구되는 시점부터 일정 시간 마감을 연장하기로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정전 발생 직후 전국 회원 대학에 "정전으로 수시모집 원서접수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이날 원서 접수를 마감하는 대학은 마감을 하루 또는 반나절 정도 연장해 달라"라는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카톨릭대ㆍ전남대ㆍ인천대ㆍ부산대ㆍ동아대ㆍ국민대ㆍ덕성여대 등 전국 40여 곳 대학이 수시 마감일을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거나 검토 중이다. 상점가의 피해도 잇따랐다. 성북구 길음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미아점은 전력이 끊겨 손님의 매장 입장을 통제했다. 광화문 일대 도심이나 강남 가로수길 일대의 상권 지역은 일제히 정전이 돼 특히 냉장고를 사용하는 식당·횟집·정육점 등의 피해가 컸다. 전국 곳곳의 신호등도 작동을 멈춰 퇴근길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성북구 삼선동 1가 일대에서는 한성대입구역에서 녹십자약국까지 교통신호기가 꺼져 경찰이 수신호로 교통을 통제했고, 경복아파트 사거리와 학동사거리, 청담사거리 등 강남구에서만 8군데의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31개 경찰서에 교통경찰 `병(丙)'호 비상을 발령하고 신호등 작동이 멈춘 곳에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을 투입해 수신호로 교통 상황을 관리했다. 이밖에 광주ㆍ전남 지역에서는 13개 시ㆍ군에서 24만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경남지역에선 이날 오후 4시40분께 경남도교육청의 인터넷 서버가 있는 경남교육연구정보원이 정전 사태로 18개 시ㆍ군 지역교육청과 일선 학교의 업무관리 시스템이 불통돼 복구 작업을 벌였다. 또 대구에선 수성구 범어동 일대에 있는 대구시교육청 건물과 주변 상가에 정전이 발생했고 대구시내 1,350여개의 신호기 가운데 반월당과 삼덕네거리 등에 설치된 110여개가 작동을 멈추는 등 전국에 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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