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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공포 확산] 일부 학교 휴교… 예비군 동원… 미국 사실상 준전시 상태 돌입

사태 초기 자신하던 방역체계<br>20여일 만에 맥없이 무너지자 오바마 행정부 총력전 펼쳐<br>스페인 추가 감염 의심자 발견… 유럽국가들도 대응 수위 높여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미국·유럽 등에서도 등장하자 전세계가 에볼라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에볼라 감염자가 항공편으로 사흘간 여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어볼라(fear+ebola)'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공포가 확산되자 정부가 예비군을 동원하는 등 총력전을 전개하기로 했다. 유럽 국가들도 에볼라 대응 수위를 앞다퉈 높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서아프리카 에볼라 확산 저지를 지원하기 위해 예비군을 동원하는 권한을 척 헤이글 국방장관에게 주는 행정명령에 사인했다. 예비군은 서아프리카로 추가 파병될 현역병의 임무를 대신 수행한다. 미국은 이달 초까지 서아프리카에 치료소 건설, 군수 임무를 담당할 병력 4,000명을 보냈다.

미국의 예비군이 전시나 국가비상사태 등 발생시 동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음을 오바마 행정부가 자인한 셈이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초강수를 꺼내 든 것은 사태 초기 그토록 자신하던 방역망이 불과 20여일 만에 어이없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 중부의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불똥이 떨어졌다. 미 본토 내 두번째 에볼라 발병자인 엠버 조이 빈슨이 의료시설에 격리되기 전날까지 사흘간 항공편 등을 이용해 댈러스를 떠나 미국 중부의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를 다녀온 사실이 전해지면서 해당 지역민과 항공기 탑승자들은 공포에 빠진 것이다.

빈슨은 클리블랜드발 비행기에 탑승할 당시 에볼라 증세로 의심되는 미열을 보였는데 해당 여객기에는 132명이 타고 있었다. 이 여객기는 이후 운항정지조치를 받기 전까지 다섯 차례 더 운항했는데 클리블랜드 솔론중학교의 한 직원이 이때 해당 항공편을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나자 이 학교와 인근의 한 초등학교가 휴교했다. 텍사스주 중부의 학교 3곳도 이날 휴교했다. 학생 2명이 빈슨과 같은 항공편으로 여행했다는 소문에 따른 것이다. 미국 동부의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서는 16일 예일대 학생 한명이 감염 의심증세를 보여 즉시 격리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 보건당국은 사태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허술한 검역·방역 체계에 있다고 보고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두번째 발병자를 조지아주의 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지원인력 한명이 방역복이 아닌 평상복 차림이었던 점이 드러나는 등 당국의 대응 강화를 무색케 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정부에 대한 불신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유럽에서도 에볼라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유럽 내 첫 에볼라 발병자를 냈던 스페인에서는 16일 추가 감염 의심자가 발견됐다.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에 따르면 이번 감염 의심자는 16일 오전 에어프랑스 여객기를 타고 프랑스 파리를 출발한 후 고열과 두통 증세를 보여 스페인 마드리드공항에 도착한 후 격리조치됐다.

문제는 스페인 보건당국이 해당 항공편에 동승했던 다른 승객과 승무원들은 격리조치하지 않고 공항을 떠나도록 했다는 것이다. 해당 여객기에는 156명의 승객과 7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만약 나이지리아인이 에볼라 환자로 확정판정을 받게 되고 일부 승객이 그와 접촉했다면 접촉 승객을 통해 또다시 에볼라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앞서 노르웨이·독일·영국·프랑스에서도 에볼라 감염자가 치료를 받고 있거나 치료 중 사망·회복하는 사례가 나와 유럽인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 정부들도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국 공항에서 출국검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에볼라는 감염 후 발병까지 최장 21일간의 잠복기를 갖고 있는 만큼 공항 검역만으로 감염자를 완전히 걸러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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