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봉 보험개발원장이 금융감독원에 근무했을 때부터 그를 줄곧 따라다닌 별명이다.
김 원장은 지난 25년 간 금융감독원에서 줄곧 보험감독과 검사업무를 담당했다. 보험 개발원장으로 옮기기 전에는 실질적으로 보험업계를 총괄 감독하는 금감원 부원장보를 역임했다.
때론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둘러야 하는 위치였지만 그의 별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의사결정이 합리적이고 소통을 중시하는 덕장(德將)으로 평가받는다. 주위를 보듬는 능력도 뛰어나 그를 따르는 후배도 많다. 하지만 정작 김 원장 본인은 이런 수식어에 대해 ‘과장된 것’이라면서 손사래를 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는 “보통 갑을 관계를 많이 따지는데 나는 왜 그걸 따지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편”이라면서 “감독원에 있을 때도 큰 틀에서 보면 나 역시 금융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고 다만 보험회사를 감독하는 역할이 주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각자의 위치와 역할이 다를 뿐 보험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적은 같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김 원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소통’이다.
그는 “사람들은 일을 할 때 그 일 자체보다 주위에 있는 사람과의 알력이나 트러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렵고 힘들 텐데 말까지 통하지 않으면 얼마나 힘들겠냐”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하려고 노력하면 일 자체도 원만하게 풀릴 수 있다는 게 평소 생각”이라면서 “일부로 배려하려고 신경 쓰고 행동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 직원들도 소통을 중시하는 김 원장의 스타일에 처음엔 당황(?)했지만 점차 적응하는 분위기다.
보험개발원의 한 관계자는 “원장실에 보고를 받는 테이블이 있다. 거기엔 원장님이 앉는 헤드 석이 따로 있는데 김 원장님은 한 번도 그곳에 앉은 적이 없다”면서 “직원들과 마주 보고 앉아야 의사소통이 제대로 될 수 있다고 하시더라. 처음엔 직원들도 많이 당황했는데 이제는 원장님의 뜻을 이해하고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실제 김 원장은 보고를 받을 때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문자나 전화 등을 활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소통엔 격식이 따로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직원들이 꼭 업무 상 보고가 아니어도 원장 실에 들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보험개발원의 관계자는 “개발원의 조직은 업무 특성 상 딱딱한 면이 있었는데 김 원장의 취임 이후 달라질 것 같다”. 직원들의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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