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국제채권단 '트로이카'가 구제금융 4개월 연장에 합의한 가운데 알렉시스 치프라스(사진) 그리스 총리는 이번 합의로 구제금융에서 벗어나 긴축을 중단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승리라고 자축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치프라스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대국민 TV 연설에서 "우리는 결정적인 첫 발걸음을 뗐다"며 "긴축과 구제금융·트로이카로부터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치프라스 총리는 "진짜 난관이 우리 앞에 놓였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대한 그리스 국내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이 때문에 유로존의 합의대로 긴축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자국 내 의회에서 이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유럽 내의 각국에서 정치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도 실패했다. 이에 따라 '승리'라는 치프라스의 주장과 달리 이번 합의는 채권단에 굴복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런던에 위치한 리서치 그룹인 오픈 유럽의 라울 루파렐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합의는) 치프라스가 거의 항복한 수준"이라며 "치프라스는 긴축에 지친 유럽 각국의 지지를 바탕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려 했지만 아무도 그를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권단과의 협상도 치프라스의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구제금융 프로그램 4개월 연장은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 6월이 되면 이번에 논란이 된 구제금융 재연장과 긴축정책에 대해 또다시 협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오는 7~8월 당장 67억유로(약 8조4,000억원)를 유럽중앙은행(ECB)에 상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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