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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북한 로켓 발사 실패 이후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광명성 3호 실용위성' 발사를 강행했지만 실패했다. '강성국가' 진입과 김정은 체제 공식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쏘아 올린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함으로써 김정은 체제의 앞길도 순탄치 않으리란 예감이 든다.

북한 새 지도부, 리더십 큰 손상 입어

북한은 핵과 위성을 김정일 시대 3대 혁명유산 중의 하나로 꼽아왔다. 이번 위성 발사는 김정일의 유훈으로 김정은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북한의 로켓기술을 원용한 이란의 인공위성 발사 성공에 고무된 북한 과학기술자들이 성공을 과신한 것 같다. 외신기자들을 대거 초청해서 로켓능력을 과시하려던 북한의 새 지도부는 위신에 큰 손상을 입었다.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한 나라는 10여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나로호 발사를 두 차례 실패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실패 가능성은 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하늘의 별도 따올 수 있다는 자심감이 충천해 위성 발사를 강행했지만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경제적 성과 없이 맞이한 '강성대국의 원년'을 로켓 발사 성공으로 만회하려던 새 지도부의 의도는 빗나갔다. 주민들의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고 공식 출범한 김정은 체제의 리더십은 크게 손상됐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발사 실패를 곧바로 인정했다. 김정은식 통치 스타일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 김정일은 이른바 '은둔 통치' 스타일로 통치행위에 비밀주의를 견지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군인ㆍ인민대중 등과의 접촉을 강화하면서 '팔을 끼고 어깨 겯고' 함께 가자며 공개 행보를 지속하고 이다. 이번 위성 발사의 경우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데도 외신기자들을 대거 초청해서 발사시설을 공개하고 실패를 곧바로 인정한 것은 확실히 이전 지도자와는 다른 통치 스타일이다. 이번 실패를 계기로 북한의 새 지도부는 자력 갱생 방식으로 '단숨에'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내부논리의 허구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한은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 노선으로는 경제 재건이 어렵다는 한계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로켓 발사 실패를 곧바로 인정한 데는 외신기자들이 대개 방북하고 있었던 것도 한 요인일 것이다. 북한의 새 지도부는 더 이상 사실을 왜곡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위성 발사 실패란 점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력을 피하기 위한 회피용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위성 발사 실패 이후 국제사회의 대응은 불가피해졌다. 안보리 회원국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를 개탄하고 북한이 대북결의 1718호와 1874호를 위반했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어떤 형식의 조치를 취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의장성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국제사회 제재·압력 불가피 할 듯

북한의 두 차례에 걸친 핵실험 이후 취해진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제재를 취하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중국이 추가 제재에 찬성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다. 과거 전례에 의하면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고 제재결의안에 동의했다. 하지만 로켓 발사에 대해서는 제재결의안에 찬성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중국은 각 당사자에게 '냉정과 자제'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이번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거나 또 다른 무리수를 내올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이 나오거나 미국이 2ㆍ29 합의를 파기할 경우 3차 핵실험 카드를 빼 들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로켓 발사는 3차 핵실험의 전조인지도 모른다. 잘못을 저지른 북한의 새 지도부에게 회초리를 가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추가 핵실험을 막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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