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간 계약인 FMS는 미국이 동맹국에 차기전투기(F-35) 등 첨단무기를 판매할 때 적용하는 제도다.
방위사업청의 한 관계자는 8일 “방산수출 때 방사청이 계약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방위사업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방산수출 대상국에서 정부 보증을 요구해도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 간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지만 관련법 개정을 통해 정부도 계약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한국판 FMS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방산수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상대국에서 정부 간 계약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부 간 계약을 체결하면 한국 정부가 제품의 품질과 계약이행 등을 보증하게 된다.
지난해 방산수출(수주 기준) 금액은 34억 달러로 방사청이 개청한 2006년 2억5,000만 달러 대비 14배 급증했다.
수출 품목도 탄약과 포탄 등 단순 무기와 장비에서 경공격기(FA-50), 훈련기(T-50), 자주포(K-9), 대형 함정 등으로 첨단화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2009년 콜롬비아에 600만 달러 규모로 탄약을 수출할 때와 2012년 페루에 2억 달러 규모로 KT-1(기본훈련기) 수출할 때 상대국에서 정부 간 계약을 요구해 공기업인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주관으로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고 밝혔다.
FA-50 12대(4억5,000만 달러 규모) 도입을 추진하는 필리핀도 최근 한국 정부에 FMS 방식의 정부 간 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한국판 FMS 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이번에도 코트라가 필리핀 측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코트라가 필리핀 측과 FA-50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코트라가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다시 계약하는 방식이다.
군의 한 소식통은 “필리핀 FA-50 수출은 계약 체결을 위해 코트라 주관으로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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