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결과 이른바 스카이 대학을 물리치고 수도권 캠퍼스와 지방 대학들이 최상위권에 랭크돼 눈길을 끈다. 한양대 안산 에리카(ERICA) 캠퍼스의 경우 공학 분야에서 전통 있는 서울 본교까지 누르고 2개 분야에서 최우수로 선정됐다. 학교와 연구소ㆍ산업체가 한자리에 모인 에리카 캠퍼스의 학연산 클러스터존에는 140여개 기업과 생산기술연구원 등 수많은 연구소들이 입주해 있다. 이에 따라 상호 교류ㆍ협력도 활발하다. 많은 학생들이 학내 입주기업의 인턴십에 참여하고 있다. 학부 교과과정에서는 6시그마, 프로젝트 관리 등 대기업에서 실시하고 있는 직원 교육과정을 도입해 이수하도록 하는 등 실무형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졸업논문 역시 이론과 실습을 한데 엮어 하나의 프로젝트를 실제 실무에서 진행하는 것처럼 수행하는 '창의적 종합설계(캡스톤 디자인)'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산학융합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이뤄진 성과가 이번에 제대로 평가된 것이다.
산학융합 교과과정을 취업과 연계한 조선대의 원스톱 프로세스도 눈에 띈다. 조선대는 학과 관련 산업체를 캠퍼스에 유치해 인턴십ㆍ현장실습 등을 통해 취업과 연계시키고 있다. 기업 적합형 교육과정을 통한 채용연계 프로젝트는 인력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를 줄이면서 졸업생 취업률도 올리는 전향적 모델이라는 점에서 조선대는 최우수 대학으로 평가됐다.
이번 평가 결과에 주목하는 것은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살아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오랜 명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학들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과대학 수는 많지만 실제 졸업생을 채용해 일을 시켜보면 전혀 쓸모가 없다는 산업계의 불만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물론 산학일체형ㆍ현장형 교육의 맹점도 있다. 기능인 수준을 넘어 연구능력이 우수한 고급 공학인은 어떻게 양성하느냐는 문제이다. 이 경우는 대학원 이상의 과정에서 담당하면 된다. 학부과정은 기업 현장의 수요에 따른 교육 프로그램 위주로 개편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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