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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국회도 '빈손'

대규모 해외출장·정치 쟁점 영향

이통사유통법·근로시간 단축법 등 처리 못하고 4월국회로 넘겨

1주일밖에 남지 않은 2월 임시국회가 의원들의 대규모 해외출장, 정치 쟁점을 둘러싼 여야 간 다툼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이동통신단말기유통법·크루즈산업법·근로시간단축법 등 주요 법안 논의가 사실상 4월 국회로 넘어가면서 이번 국회도 '낙제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가 2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처리한 안건은 조희대 대법관 임명동의안,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 특별법 등 27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한중의원교류를 위한 방중, 소치올림픽 참석, 국회의장 해외순방 동행 등 공식일정을 이유로 해외로 떠난 60명에 이르면서 평소보다 낮은 출석률에 회의가 열렸다. 새누리당에서는 법안 처리를 위한 의결정족수(전체 의원의 과반수)를 채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나왔을 정도다.

통신사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으로 진흙탕으로 변한 휴대폰 유통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이동통신단말기유통법, 박근혜표 경제활성화 법 중 하나인 크루즈산업법, 주 68시간인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시간 단축법 등 법안은 저조한 심의 진도율로 2월 국회 중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야는 일단 4월 국회 처리를 목표로 법안 심의를 계속하겠다는 계획이지만 6·4지방선거로 들뜬 국회에서 내실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날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우리금융지주 내 지방은행 계열사 매각을 촉진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통과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종북 하수인'이라고 지칭하는 등의 트위터 글을 남긴 데 반발하며 민주당 소속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들의 '일정 보이콧'이 이어진 탓이다.



기재위 민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사장 같은 사람을 사퇴시키는 게 공공기관 개혁 정상화의 첫걸음"이라며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매각은) 중요한 국가적인 문제인데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안 사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임시국회가 매번 제대로 된 입법 성과를 내지 못하자 여야 원내지도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 달이라는 짧은 활동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정부질문, 상임위원회 법안심사 순으로 진행되는 일정을 바꾸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을 4~5일 하고 나면 상임위를 할 기간이 거의 확보가 안 된다"며 "여야 원내대표 간에는 임시국회만이라도 상임위 활동기간 확보를 위해 대정부질문과 상임위 순서를 조정하는 방안을 여야 원내대표 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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