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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서윤의 배구팡] (8) 현대, 막아야 산다




“아. 마틴의 공격을 막을 자 어디 없나.”

현대캐피탈은 지난 17일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NH농협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대한항공과의 1차전에서 쓰디쓴 안방패배를 당했다, 플레이오프는 3전 2승제이기 때문에 현대캐피탈은 이제 벼랑 끝에 서게 됐다. 2차전은 꼭 이겨야만 한다.

현대캐피탈의 1차전 패인을 분석해보자면, 공격적인 측면에서의 문제점은 크게 노출되지 않았다. 가스파리니(46점)와 문성민(21점)이 67점을 합작해 제 역할을 다했다. 가스파리니는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했다.

문제는 대한항공의 공격을 적절히 막아내지 못한 데에 있다. ‘장신군단’ 현대캐피탈이다. 그런데 이 날 블로킹 성적을 보면 초라하다. 현대캐피탈의 블로킹 개수는 6개로, 대한항공(12개)과 정확히 2배 차이가 났다. 가스파리니 3개, 문성민, 권영민, 임동규가 각각 1개씩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센터들의 침묵이 너무 아쉬운 경기였다. 이 날 대한항공 마틴의 공격성공률은 무려 68%에 달했다.

반면에 대한항공은 효과적으로 현대캐피탈의 공격을 잘 차단했다. 하경민, 마틴, 김학민에 이어 류윤식까지 깜짝 등장해 활약을 펼침으로써 현대의 주공격수들을 잘 막아냈다. 이 날 특히 류윤식의 활약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류윤식은 1세트 중반 곽승석을 대신해 코트에 나서 17-17, 중요한 상황에서 상대 주포 가스파리니의 백어택을 막아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마지막 5세트에도 나온 류윤식은 7-7 또 중요한 상황에서 두 차례 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팀이 달아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대한항공은 이 날 마틴과 김학민 등 기존 선수들뿐 아니라 대신해 코트에 들어온 류윤식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 1차전을 가져올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잡은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갈 확률이 크다. 역대 8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7번이나 올랐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1차전을 지고도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1번의 사례가 바로 현대캐피탈이라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2007-2008 시즌 대한항공과의 1차전을 지고도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올 시즌 양팀의 전력은 백중세다. 정규리그에서 6번 만나 3:0으로 쉽게 끝난 경기가 하나도 없었다. 4번이 풀세트 경기였다. 이번 플레이오프 1차전 역시 결코 쉽게 끝나지 않고 풀세트까지 끌고 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선수 개개인이 얼마나 더 집중해 자기 몫을 제대로 해내느냐에 달렸다.

과연 대한항공은 일찌감치 챔프전 진출을 확정 짓고 삼성을 대비할 수 있을 것 인가. 아니면 현대캐피탈이 이번에도 대 역전극을 이뤄낼 수 있을 것 인가.

양팀의 피 말리는 플레이오프 2차전은 19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19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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