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철학부터 현대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지식으로 24세 때부터 저술을 해 온 움베르토 에코의 주요 저작물(총 25권)이 5년 간의 편집 작업을 마치고 출간됐다. 한국에서는 '장미의 이름'이 먼저 소개돼 소설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기호학자이며 철학자이자, 역사학자이며 미학자로 대표적인 르네상스형 지식인이라 불린다. 이번 저작물은 그의 나라 이탈리아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최초의 출판 기획물이다. 출판사는 이탈리아ㆍ미국 등에 흩어진 에코의 저서를 끈질기게 추적해 번역 출판계약을 맺었으며, 이탈리아 현지 출판사에서도 절판된 저서를 되살려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컬렉션에는 24세부터 저술을 시작한 에코의 문학이론, 미학, 철학, 기호학, 비평 에세이, 정치 비판 등 전방위적인 저술을 한꺼번에 읽을 수 있다. 에코마니아 컬렉션은 '애석하지만 출판할 수 없습니다' 등 비평 에세이 8종, '이야기 속의 독자' '장미의 이름 작가노트' 등 문학이론 7종, '기호:개념과 역사' '가짜 전쟁' 등 기호학 5종, '대중문화의 이데올로기' 등 대중문화 3종, '중세의 미학' 등 미학ㆍ철학 2종으로 구성됐다. 그 중 '매스컴과 미학' '일반 기호학 이론' 등 6권의 신간이 포함됐다. 백과사전적 지식을 동원해 지식의 파편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그의 방대한 지적 세계는 그의 책을 한 두권 읽었다고 이해하기 어렵다. 컬렉션은 소설과 동화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저술을 묶어 기호학자이자 철학자 그리고 미학자인의 그의 사상과 철학을 망라할 수 있다. 컬렉션이 완성되기까지 이세욱ㆍ이윤기ㆍ김운찬 등 13명의 번역자, 30명의 편집자 그리고 디자이너들이 동원됐으며, 총 제작비 약 4억원이 투자됐다. 출판사는 "다양한 형태의 글을 수집해 저작권자를 찾아 출판 계약을 맺는 데 1년, 컬렉션 형태로 재구성하는 데 1년이 걸렸다"며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이탈리아 출판사에서 계약 만료 통보가 날아왔고, 현재 진행 과정과 출간 의미를 알리는 답장을 보내 설득해야 했다"고 말했다. 38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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