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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마침내 호주인 그린재킷 꿈 이루다

두 번의 연장 혈투 끝 챔피언 올라<br>7번 준우승 호주선수 징크스 깨<br>메이저 첫 승… 2011년 2위 한풀이


오거스타의 골프 신(神)은 올해도 탄탄한 각본의 드라마로 지구촌 골프 팬들을 열광시켰다. 77번째 선택은 '롱 퍼터'를 쓰는 '호주 선수' 애덤 스콧(33)이었다. 롱 퍼터와 호주인은 둘 다 '명인열전'의 역대 챔피언 신상명세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

스콧이 마스터스 토너먼트 골프대회에서 그린재킷을 차지하면서 호주 골프의 한을 풀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ㆍ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스콧은 3언더파 69타(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해 앙헬 카브레라(44ㆍ아르헨티나)와 동률을 이룬 뒤 두 번째 연장전에서 승리를 낚았다. 우승상금은 144만달러(약 16억3,000만원).

◇노먼도 못 이룬 호주 골프의 '그린재킷 꿈'=오거스타에 비가 내린 날 스콧은 지긋지긋했던 호주 선수의 마스터스 우승 갈증을 씻어냈다.

호주 골프는 브리티시 오픈에서 9차례 우승했고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4회, US 오픈에서 2회 우승컵을 품은 강국이지만 유독 마스터스와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까지 76회를 맞은 마스터스에서 호주 선수들은 준우승만 7차례 차지했다. 1950년 짐 페리어를 시작으로 1972년 브루스 크렘턴, 1980년 잭 뉴턴이 준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980년대에는 그레그 노먼(58)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등장했지만 결국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PGA 투어 20승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통산 88승을 거둔 '백상어' 노먼은 1986년과 1987ㆍ1996년까지 3차례 준우승에 그쳤고 결국 '마스터스 잔혹사'의 단골손님이 됐다. 1987년에는 무명의 래리 마이즈(미국)와 연장전에서 45야드 칩샷 버디를 얻어맞았고 1996년에는 6타 차 선두로 나선 마지막 날 78타로 무너져 닉 팔도(잉글랜드)에게 그린재킷을 헌납하면서 또 좌절했다.



◇메이저 첫 승 스콧, 감격 두 배=마침내 '호주 징크스'를 날려버린 주인공은 2011년(남아공 샬 슈워츨 우승) 일곱 번째 준우승 기록을 보탰던 스콧이었다.

이날 전반에 보기와 버디를 1개씩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한 스콧은 후반 들어 3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18번홀(파4)에서 6m 버디 퍼트를 넣고 1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내 우승을 결정짓는 듯했다. 하지만 바로 뒤인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카브레라가 이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이면서 연장전에 끌려갔다. 18번홀에서 벌어진 첫 번째 연장전에서 두 선수 모두 버디를 놓치면서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연장전이 이어졌다. 카브레라의 3.5m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춰 위협적인 순간을 넘긴 스콧은 3m 버디 퍼트를 깨끗이 성공시켰다.

호주의 징크스와 함께 스콧의 메이저 우승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미남 골퍼' 스콧은 2000년 프로 데뷔 후 2004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006년 투어 챔피언십, 2011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등 특급대회 우승을 따냈지만 47차례 메이저 도전에서 왕관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도 2위에 그친 그는 열두 번째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우승을 일궈냈다. PGA 투어 통산 9승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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