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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균형발전 가로막는 땅값 상승
입력2005-05-02 17:40:46
수정
2005.05.02 17:40:46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충남 연기ㆍ공주 등 개발예정지역의 땅값이 폭등하고 있다. 충남 연기군은 3월 한달 동안 6.34%나 땅값이 올라 전국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기업도시 후보지인 전남 해남ㆍ영암 등도 정부의 규제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행정도시 주변지역의 경우 값이 오르기 전에 대토를 구하려는 수요 때문에 선취매 양상을 보여 땅값이 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전국의 땅값이 상승하는 것은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동시다발적으로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도 원인이 있다.
행정중심도시는 물론이고 기업도시ㆍ공기업 지방이전ㆍ혁신도시ㆍ신도시 건설 등의 호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데다 저금리 현상은 계속되는 마당에 땅값이 오르지 않는 게 도리어 이상할 정도다.
또한 아파트 등 집값이 오르면 신속하게 대응하는 정부가 땅값 상승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수도권의 집값 상승은 억제하되 마땅한 대책도 없는 지방의 땅값과 분양가 상승은 내버려두어 가격격차를 줄여나가는 상향 평준화를 도모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지나친 땅값 상승은 정부의 토지보상비를 늘려 재정손실을 가져올 뿐 아니라 기업에는 공장용지비에 대한 추가부담을 주고 무엇보다 분양가 상승으로 부동산 안정화 정책의 근간을 흔들게 된다.
한덕수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일 “행정적 개입을 통해서라도 부동산 투기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행정적 개입이 일부 재건축아파트 등에만 국한된다면 당장은 수요를 억누르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도리어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제대로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땅값의 지나친 상승을 막고 안정적인 토지공급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틀을 짤 필요가 있다. 균형개발의 과실이 나타나기도 전에 땅투기만 만연한다면 국가균형발전은 공염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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