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건강과 복지, 보육 등 사회복지에 관한 국가정책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는 보건부를 시작으로 노동, 환경 업무를 분리하며 1994년 지금의 복지부 체제를 갖췄다. 이명박 정부 들어 가족과 청소년 업무를 흡수했다가 다시 일부 업무를 여성부로 넘겼지만 국민 생활과의 접점에 있는 부처 특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정권의 정책방향이 그대로 반영되다 보니 장관들은 내부 출신보다는 정권 실세의 측근이나 유력 정치인이 대부분이었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유시민 전 장관을 비롯해 김원길, 김근태, 전재희 등 3선 의원은 돼야 복지부 장관으로 이름을 내밀 수 있었다. 최근 취임한 진수희 장관은 현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핵심 측근이며 과거 김화중, 김모임, 주양자 등과 같이 여성 몫의 장관으로 분류된다. 조직내부에서는 영ㆍ호남 인맥이 두드러지고 복지 보다는 보건분야의 입김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영·호남 축에 전문직 라인= 복지부 내부에서 지역이나 학연에 따른 파벌을 구분하긴 힘들지만 영남과 호남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고 최원영(창녕, 행시 24회) 차관이 대구·경북(TK) 인맥의 맏형으로 불린다. 최 차관은 복지부 업무 외에 식품의약품안전청 근무 경험 등 전문성과 업무경험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화끈한 성격에 추진력을 겸비한 손건익(경주, 행시 26회) 보건의료정책실장, 대입 검정고시 출신인 노길상(부산, 행시 26회) 보건의료정책관 등이 TK계로 분류된다. 호남 인맥으로는 박하정(광주, 행시 23회) 실장을 선두로 박헌열(화순, 행시 24회) 국제협력관, 고경석(고창, 〃) 장애인정책국장, 이상영(순천, 행시 26회) 인구아동정책관 등이 있다. 국민의 건강과 관련되다 보니 의사, 한의사 등 전문가 인맥도 상당하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과 이덕형 질병정책관은 서울대 의대 동문으로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을 번갈아 맡은 인연에 지난해에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사태를 잠재운 주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들은 김형래 국립보건원장, 양병국 전 인천검역소장 등과 함께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병원 진료 외의 직업에 종사하는 '경의지회(境醫之會)' 멤버이기도 하다. 연세대 의대 출신의 전병율 대변인은 복지부 최초의 '의사' 대변인이며, 부산에서 한의사로 명성을 날리던 김용호 한의약정책관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공직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보건의료, 건강보험·정책 등 보건분야 파워 강해= 장관은 힘들다 쳐도 차관에 오르기 위해서는 복지부에서 양 축인 기획조정실장(전 기획관리실장)이나 사회복지정책실장을 거치는 게 불문율이다. 이경호(행시 14회) 한국제약협회장, 강윤구(행시 16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송재성(〃) 영동대 총장, 문창진(행시 22회) 차의과학대 보건복지대학원장, 유영학(〃) 전 차관, 최원영 차관은 양 실장을 모두 역임하거나 최소 한 자리는 맡은 경험이 있다. 또 이들은 1급(실장)에 오르기 전에 의료정책과 의약품정책을 총괄하는 보건의료정책관(전 보건정책국장), 건강보험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건강보험정책국장(전 연금보험국장),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건강정책국장을 거친 공통점이 있다. 송 원장, 이용흥(행시 22회) 전 보건산업진흥원장, 노연홍(행시 27회) 식약청장 등이 보건의료정책관, 이상석(행시 23회)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 이상용(행시 22회)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 등이 건강보험정책관 자리에 있었다. 고위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보건파트를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게 사실이지만 복지정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젊은 과장들을 중심으로는 복지 파트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들의 뒤를 잇는 차기 선두주자로는 제주 출신으로 복지부는 물론이고 민간(삼성화재)에서까지 보험관련 업무로 다져진 최영현(행시 29회) 건강보험정책관, 중앙부처 최연소 정책홍보관리관을 지낸 최희주(행시 30회) 건강정책국장, 사회복지통합관리망 행복e음을 만들어낸 이태한(행시 31회) 복지정책관, 아이디어뱅크로 유학 두달 만에 전재희 전 장관이 복귀시킨 김원종(〃) 노인정책관 등이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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