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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여름 보양식의 귀족 갯장어 고흥산 40~50cm 크기가 적당, 잔가시 칼로 다져 국물에 데쳐내 제주=글ㆍ사진 서은영기자 supia927@sed.co.kr 제주신라 일식당 '히노데' 에선 내달 15일까지 일본의 대표적인 스태미나식 '갯장어 요리'를 선보인다. 갯장어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 비타민E와 무기질을 다량 함유, 기력이 쇠하는 초여름에 좋은 재료다. 기가 허하기 쉬운 초여름, 보신의 계절이다. 갑자기 날이 더워지니 하루 종일 피곤이 가시지 않는다며 고단백 보양식 요리를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보양식으로 쉽게 떠올리는 음식들은 민물장어구이와 삼계탕, 돈을 좀더 낸다면 전복죽에, 남자들이라면 보신탕까지도 눈에 들기 마련이다. 더위가 찾아와서야 보양식을 떠올리는 일반인들과 달리 봄부터 보양식 메뉴를 두고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호텔 주방장들이다. 호텔에서 보양식 메뉴를 주로 선보이는 곳은 일식, 한식, 중식당. 매년 초여름 장어와 죽순, 인삼, 전복 등 보양에는 최고로 꼽히는 재료들이 이들 식당의 메뉴를 장식한다. 모든 호텔이 매년 보양식의 계절 6월을 맞아 ‘보양식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만 식재료와 조리법에 대한 고민은 매년 새롭다. 직장인들이 매년 같은 기획안을 내면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듯이 주방장들은 고객들에게 꾸지람을 듣는다. 때문에 보양식 행사를 전담하는 식음료팀은 한 달 전부터 기획 회의를 하고 식재료 물량을 확보하고 조리법을 개발한다. 제주신라호텔 일식 조리팀은 매주 한 두 차례 제주 한림시장 어판장에서 새벽을 맞는다. 조리팀을 이끄는 박영환 제주신라호텔 일식주방장은 “한림시장에선 매일 오전 6시 그날 들어온 선어(죽은 물고기를 이르는 말로 활어의 반대말) 경매가 열리는데 조리팀원들이 직접 경매현장에서 판매 물량과 시세, 품질 등을 점검해야 한다”며 조리팀이 시장을 직접 찾는 이유를 밝혔다. 보통 호텔 요리사라고 하면 우아하게 호텔 주방에 서서 하얀 유니폼을 입고 그날 들어온 최고급 재료로 조리를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좋은 재료를 적정가에 확보하고 필요한 양만큼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 역시 주방장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이다 보니 거래어선 선주들이나 도매 상인들을 만나는 것도 마다할 수 없다. 박 주방장은 호텔 구매팀 직원과 함께 현재 확보하고 있는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예상 판매량이 어떤지를 점검하며 매주 구매 물량을 결정한다. 여행객이 주로 찾는 제주 호텔의 특성상 객실이 얼마나 찼는지를 확인하며 예상 판매량을 계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영환 주방장이 보양식 기획을 시작한 것은 5월초. 그의 조리팀원 모두가 각자 아이디어를 짜내도록 했다. 때마침 갯장어로 유명한 전남 고흥 출신 정종술 제주신라 일식 요리사가 한국인이 흔하게 즐기는 민물장어나 붕장어 요리 대신에 갯장어 요리를 색다르게 선보이자고 제안했다. 정 요리사에겐 믿는 구석이 있었다. 매년 명절 때마다 고향에 내려가 갯장어 요리를 맛보고는 제주에서도 갯장어 요리를 선보이겠다고 벼르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팀원들도 손질이 어렵기로 유명한 갯장어지만 이번 기회에 조리법을 확실히 개발하겠다며 반겼다. 식재료 선정으로 기획 첫 단계는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재료를 구하는 게 더 큰 문제였다. 갯장어 제철이 6월부터라 제주는 커녕 고흥에서 조차 갯장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정씨가 나서 고향 인맥을 총동원, 적은 물량이나마 고흥에서 갯장어를 공수하기로 했고 운 좋게 부산 인근 해역에서 잡힌 갯장어 물량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제 조리법과 세트메뉴 구성을 결정할 차례였다. 갯장어 요리가 국내에선 흔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잔가시 처리다. 민물장어나 붕장어에 비해 가시가 많고 단단한 편이라 갯장어가 유명한 고흥에서 조차 대부분은 추어탕 같이 뼈째 갈아 넣은 국물요리로 즐긴다. 하지만 박 주방장은 갯장어 특유의 담백함과 고소함을 살리기 위해 다른 조리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씨는 그가 서울신라호텔 일식당의 막내 요리사였던 시절인 15년전 한국을 방문한 일본 조리장들이 전수했던 장어류 조리법을 참고했다. 가시를 칼로 섬세하게 다져 끓인 국물에 살짝 데치고 소스를 얹는 붕장어 조리법을 응용하면 될 것 같았다. 가시 처리를 쉽게 하기 위해 식재료를 구입할 때도 너무 자란 장어는 구입하지 않도록 했다. 보통 무게 300~400g에 40~50㎝가 적당했다. 조리법이 결정되고 일식 셰프들은 물론 현장 직원들과 총지배인까지 메뉴 품평회에 참석시켜 메뉴를 최종 점검했다. 박 씨는 칼집 넣는 작업을 좀더 세밀하게 하도록 지시하고 피가 맺힌 부분 등 살이 연하지 않은 부위는 모두 잘라내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리 아이디어는 호텔에서 관리하는 조리법 데이터베이스에 저장이 됐다. 박 씨는 “내가 15년전 일본인 요리사들의 조리법을 찾아 새로운 조리법 개발에 참고했듯 15년, 20년 후 내 후배들도 내가 만든 조리법을 보며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씨와 일식 주방팀원들은 이제 곧 7월 중순 시작되는 여름 제철 음식 메뉴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휴가철 면세점 쇼핑, 알고 하면 기쁨 두배 시내 면세점은 구비 상품 종류 다양 면세점 알뜰 쇼핑팁 면세점 쇼핑 FAQ 면세품 수령 요령 음료수는 아이들 여름 건강의 적 장마철 건강관리 요령 여름 보양식의 귀족 갯장어 부침개와 와인 드셔 보셨나요? 가족과 함께 떠나는 펜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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