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협 이행과정에서 해석상 충돌이 생기면 교원에게 유리하게 적용한다.(노동관계법상 일반원칙 위반)' '노조대의원대회 등 참석 때 공가, 출장 처리한다.(과도한 노조활동 보장)' 전국 시도교육청과 교원노조가 맺은 단체협약 내용들이다. 노동부는 이들 단협이 위법ㆍ부당하다며 시정을 명령하기로 한 반면 교원노조는 이를 교원노조법의 개악을 노린 정치적 행위로 규정하고 정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현재 효력이 유지되는 6개 시도교육청의 단체협약을 분석한 결과 총 453개 조항 중 152개 조항(33.5%)이 위법ㆍ부당하거나 비교섭 사항을 포함하는 등 불합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올 3월 현재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중 단협의 효력이 유지되는 곳은 경기ㆍ부산ㆍ광주ㆍ전남ㆍ전북ㆍ제주 등 6곳이고, 나머지 10곳은 기간이 끝나 각 교육청이 해지를 통보해 단협이 실효한 상태다. 노동부가 지적한 불합리한 단협 사례는 ▦자립형 사립고 추천 금지 ▦연구ㆍ시범학교 응모 때 교원 동의 ▦교육청과 노조 간 쌍방 동수 정책협의회 구성 및 운영 등이다. 또 ▦사립학교 재단 전보인사 때 교사 본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거나 사립학교 통폐합 및 학급 감축 등으로 과원교사가 발생했을 때 공립교사로 채용하도록 한 것 ▦노조가 주관하는 행사를 행ㆍ재정적으로 지원하도록 한 것 등도 단협에 포함되지 않아야 할 사항으로 꼽혔다. 노동부의 단체협약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교육청당 평균 76개 조항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 중 평균 26개 조항이 불합리한 내용으로 파악돼 지난해 3월 공무원노조 단체협약 분석 때의 비율(22.4%)보다 높았다. 이는 공무원노조법과 달리 교원노조법에는 비교섭 사항이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공무원노조법은 법령 등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권한으로 행하는 정책 결정에 관한 사항, 임용권의 행사 등 해당 기관의 관리ㆍ운영 사항을 교섭 금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노동부는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위법한 단협의 시정을 명령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처벌할 방침이다. 또 차기 단체교섭 때 불합리한 단협 조항이 의제에서 제외되도록 지도를 강화하는 한편 교섭 관계자를 상대로 한 교섭 역량제고 교육 등 지원 대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노동부의 발표는 교원노조법에 근거해 노사 자율로 체결된 단체협약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라며 "자동차 단속에 선박 안전법을 적용하는 어이 없는 분석"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 노동부의 주장은 또 현재 전교조가 교과부 장관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단체교섭응낙가처분 신청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며 "노동부가 위법하지도 않은 사항들을 노동위원회의 결의를 얻어 시정 명령을 한다면 즉각 시정명령취소청구ㆍ시정명령집행정지신청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