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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View 2013년 세계를 말한다] 우샤오추 중국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

미 달러 남발로 일시적 경기회복… 2~3년 후 다시 위기 올 것<br>미국 경제 체질개선 작업 없어 유럽보다 경기 회생 더 어려워<br>그리스 등 남부유럽국 EU 이탈 유로존 세계시장 영향력 축소 전망<br>시진핑 시대 자본시장 개방 가속… 위안화 2030년께 기축통화 될 것


"위안화는 국제 외환보유 비율에서 오는 2020년에 엔화와 유로화를 제치고 이어 2030년께는 달러화와 맞먹는 국제 기축통화가 될 것입니다."

우샤오추(吴晓求) 중국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은 "앞으로 시진핑 시대 10년이 자본시장 개방 확대 등을 통해 위안화가 국제 기축통화로 가는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 등 서방국이 중국에 위안화시장의 빗장을 열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장 개방으로 위안화가 국제 기축통화가 되는 것을 저지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우 소장은 미국이 경기회복세에 대해 독물을 마시고 갈증을 해소하는 음짐지갈(饮鸩止渴)의 국면으로 진단했다. 즉 실질적인 경제 체질개선 없이 달러화의 발행 남발로 일시적인 회복을 보이고 있는 것이며 유럽연합(EU)에 이어 2~3년 이후 미국이 세계경제 위기의 중심에 서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이르면 올해 재정위기가 심각한 그리스∙스페인 등 남부 유럽국가들이 이탈하며 회원국이 현재의 13개에서 6~7개 국가로 줄어들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유로권 축소를 통해 유로화는 살아남겠지만 세계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년여간 하강하던 중국 경기가 지난 4∙4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정부 부양책에 힘입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높은 8%대 달성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수출의 구조적 둔화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중국의 고속 성장시대는 지나갔습니다. 2020년까지 7~8%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그 이후에는 5~6% 성장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됩니다.

-중국 정부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수출 중심에서 내수 주도로의 성장모델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모델 전환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내수 주도로의 성장 전환은 단기에 이뤄지는 게 아니고 장기 과제입니다. 경제성장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은 2020년까지 투자 주도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입니다. 바로 이 점에서 주목할 것이 도시화입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수반되는 도시화가 여전히 중국 성장을 견인할 것입니다. 다만 미국∙EU 등 주요 선진 경제권의 약세로 수출 기반이 약화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내수 기반을 키우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중국의 내수 기반을 키우려면 사회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소득분배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중국 정부가 사회 양극화 해소를 통한 민생 안정과 소비 주도 성장모델 전환을 위해 2020년까지 1인당 주민소득을 2배(2010년 대비)로 늘리겠다고 천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소득분배 개혁이 성공해야 합니다. 정부의 목표대로 국내총생산(GDP)을 2020년까지 2배로 늘리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주민소득을 2배로 확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과도한 보호 아래 비대해진 국유기업 개혁, 농민 토지수용 보상가격 제고, 민영기업 활성화 등을 위한 구조적 감세 등의 조치가 시행돼야 합니다. 기득권의 반발로 하나같이 녹록하지 않은 과제입니다.

-중국이 제조 대국을 넘어 금융 강국으로 가기 위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위안화가 언제쯤 국제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시나요.

▦위안화가 국제 기축통화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시진핑 시대에 자본시장 개방이 가속화하면서 국제 보유외환 비율에서 위안화가 2020년에 엔화와 유로를 제치고 이어 2030년에는 달러화와 맞먹는 국제 기축통화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의 최종 목표는 자유거래가 가능한 화폐가 되는 것을 넘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갖고 싶어 하는 국제 보유 외환통화가 되는 것입니다. 미국 등 서방국은 중국에 외환∙자본시장 개방의 빗장을 풀라고 요구하면서도 이로 인해 기존 통화 주도권을 뺏길 것을 우려해 위안화가 국제화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위안화 국제화 과정을 서방국들이 저지하려 들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위안화 절상 속도는 완만했습니다. 올해 위안화 가치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현재의 위안화 환율은 시장상황을 이미 반영하고 있지만 미국의 최근 4차 양적완화 실시 등 대규모 달러화 발행에 따른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위안화 절상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2~3%의 절상이 예상됩니다.

-올해부터 시진핑 정권이 본격 들어섭니다. 시진핑이 중국 경제의 전환기를 맞아 가장 역점을 둬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법치사회를 만들어 공평과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시진핑 정권이 외치고 있는 부패 척결을 위해서 법치사회는 반드시 실현해야 합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소비 주도로의 성장모델 전환을 위해서도 필수 요소입니다.



소비기반 확충을 위해서는 소득분배 개혁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법치사회 구현을 통한 공평한 경쟁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공평한 경쟁 환경은 국유기업의 독과점 철폐, 민영기업이 국유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각종 금융∙인허가제도 개혁 등이 이뤄져야 가능합니다.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입니다. 4차 양적완화도 최근 실시했습니다. 앞으로 미국 경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 경제는 지금 오로지 하나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달러화 남발입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독물을 마시고 갈증을 해소하는 음짐지갈의 국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재정절벽 설정 등을 통한 적자 축소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재정적자는 이미 GDP의 110%를 초과해 해결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과학기술 진보에 따른 기술 혁신이 지금까지 미국 경제를 최강으로 만들었지만 이제는 노동생산성 하락, 군비를 포함한 공공지출 확대 등 내부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유럽 채무위기가 문제이지만 2~3년 후에는 미국의 경제위기가 초점이 될 것입니다. 사실 유럽보다 근본적으로 경기회생이 어려운 곳이 미국입니다.

-EU도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일본도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로권은 결국 이르면 올해 그리스∙스페인 등 남부권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이탈하며 성원국이 현재의 13개에서 6~7개 국가로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작은 유로권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축소될 것입니다.

더 암울한 곳은 일본입니다. 일본의 공공부채는 GDP의 200%에 이를 정도로 심각합니다. 미래 50년의 재정 수입을 미리 당겨서 써버린 꼴입니다. 일본 정부도 미국처럼 최후의 방법으로 엔화를 대량으로 찍어내겠다고 선언했지만 달러화 같은 세계 영향력이 없는 게 문제입니다. 결국 통화팽창을 통한 인플레 우려를 야기할 것입니다.

-초개방형 국가인 한국은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드는 느낌입니다. 한국 경제는 활력을 찾기 위해 어떤 길을 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입니다. 수출 주도형으로 경제 대외의존도가 높습니다. 현재처럼 정보통신기술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고도의 경쟁력을 유지해 세계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계속해서 유지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전자제품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최근 10년 사이 일본을 제칠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했습니다. 한국은 일본 등 다른 선진국과 달리 공공부채가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건전한 편에 있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우샤오추는 누구

중국 증권 이론 기초 다진 경제학자

자본시장 20년 설문서 영향력 5위 오르기도


우샤오추(54)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은 중국 증권 이론의 기초를 다진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포털 텅쉰(텐센트)이 지난 2010년 증시 개설 20주년을 기념해 설문 조사한 '중국 자본시장 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순위에서 5위에 오른 저명 경제학자이다. 1∙2위는 당시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던 상푸린(현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과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였다.

중국 경제가 저임금에 의존한 그동안의 수출 주도 경제체제에서 혁신에 바탕한 내수 주도의 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은행 중심의 금융 시스템을 자본시장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펴오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금융위기 계시록' '중국 자본시장 분석요점' '중국 자본시장: 제도변혁으로부터 전략적 전환으로' '시장 주도와 은행 주도: 중국 금융 시스템의 비교 연구' 등이 있다.

●약력

▦1959년 장시성 위장현 태생 ▦1990년 인민대 경제학 박사 ▦1993년~현재 인민대 교수 ▦1996년~현재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 ▦1997~2002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부원장 ▦2006년~현재 인민대 총장조리 겸 대학원 상무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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