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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행 의혹'으로 인해 이례적으로 미국 현지에서 전격 경질되면서 의혹이 발생한 7일(현지시간) 저녁의 구체적인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의 사건은 8일(현지시간) 오전0시30분에 워싱턴DC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사건 발생은 7일 오후9시30분부터 10시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은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던 날이다.
윤 전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 등이 끝난 뒤 박 대통령의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영빈관) 인근 호텔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의 20대 초반 인턴직원인 피해 여성 등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경찰 신고를 통해 이 자리에서 "용의자가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잡았다(grabbed)'"고 진술했다.
이후 윤 전 대변인은 8일 오전 경제사절단 조찬 간담회에 참석한 뒤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대신 워싱턴DC의 덜레스 공항으로 향했다.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의 숙소에 남아 있는 짐도 챙기지 않은 채 홀로 공항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은 이곳에서 400만원 상당의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구입해 오후1시35분 비행기를 타고 9일(한국시간) 오후4시55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에 도착한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한 차례 받은 후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윤 전 대변인은 10일 내내 개인 휴대폰의 전원은 꺼놓는 한편 업무용 휴대폰은 받지 않았다.
한편 청와대가 성추행 의혹을 미리 파악하고 윤 전 대변인이 귀국할 수 있도록 방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윤 전 대변인이 유일한 수행 대변인으로 방미에 동행한 만큼 아무런 보고도 없이 홀로 귀국했을리는 없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성추행설이 알려지기 전 청와대 관계자가 윤 전 대변인의 부인이 사경을 헤매고 있어서 급히 귀국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봤을 때 윤 전 대변인이 다른 변명거리를 내세웠을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시간을 앞당겨 윤 전 대변인 사태를 긴급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설'에 대한 진상 파악과 함께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사실 확인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일단 성추행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첫 번째 미국 순방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한 번 '불통인사' 논란이 재점화되는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귀국 이후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들도 이번 사태가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ㆍ글로벌포스트 등은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잇달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태가 정부 고위직 인선 과정에서 고전했던 박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충격을 안겨줄 수도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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